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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중환자 병상 확보, 여유 부릴 때 아니다


입력 2020.12.01 07:00 수정 2020.11.30 16:43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겨울철 대유행 대비해 대책 마련 서둘러야

방역당국 부랴부랴 대책 강구하는 사이 병상 수 급감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현재 여유는 있는 상황이나 전담병원 재지정을 통해 중등증 환자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이 일주일 전 정례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보건당국이 중환자 병상 부족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여유" 인 듯하다.


아직은 중환자 병상 수보다 입원해야 할 환자 수가 적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예상과 달리 중환자 병상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서울에 8개, 인천에 15개, 경기에 18개가 남아 있다고 한다. 경북·전북·전남 등 3개 지방자치단체에는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다.


신규 확진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는 부산은 결국 병상이 부족해 확진자 10여명이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부산에는 감염병 전담 병원인 부산의료원에 163개, 상급종합병원에 46개 등 코로나19 환자 가용 병상이 209개 있지만, 지난 6일간 1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방역당국도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병상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처가 늦어도 너무 늦다.


당국은 뒤늦게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이나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집에서 자가치료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전체 확진자 중 위중증 환자가 2%대, 중등증 환자가 5~6%대임을 감안하면 굳이 병상에 입원해야 할 환자는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자가치료와 관련해 방안과 지침을 마련하고도 실제 적용 여부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자가치료자의 격리가 제대로 이뤄질지, 주변으로의 전파 위험은 없는지 따져볼 게 많기 때문이다.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환자의 자가치료 도입과 병상 재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


위기 신호를 감지했으면 빠르게 대처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당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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