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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한령 여지준 날…미국 "한미는 글로벌 동맹"


입력 2020.12.04 14:47 수정 2020.12.04 17:1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中, 4년 만에 게임 허가권 내줘

바이든 시대 앞두고 '韓 간보기'?

美 "韓美 전략 일치…협력 확대해야"

경제협력 역사에 대한 강조도

(오른쪽부터)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중국이 4년 만에 자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한국 업체에 내준 날, 미국은 동맹을 바탕으로 한 안보·경제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동맹 연대'를 강조하는 '바이든 시대'를 맞아 미중 대립각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이 한국을 겨냥한 직·간접적 메시지를 쏟아내는 모양새다.


4일 외교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전날 컴투스의 게임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에 판호(版號)를 발급했다고 공지했다. 판호란 게임·서적 등의 '출판물'에 사업 허가 차원에서 부여하는 일종의 고유 번호다.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경제 보복 이후 한한령(한류 제한령·限韓) 차원에서 3년 9개월 동안 판호를 단 한 건도 내주지 않아 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모바일 게임이 중국 내 판호를 신규 발급받은 걸 어제 확인했다"며 "2017년 3월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내 신규 판호 발급 중단 후 첫 번째 발급사례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게임 한한령을 해제함에 따라 향후 다른 문화·관광 분야 한한령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 대변인은 "외교부는 그간 게임 등 문화콘텐츠 분야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국 측의 관심과 협조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며 "지난달 26일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문화콘텐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한 중국 측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측은 양국이 이와 관련해 지속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내려진 조치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 '간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과 함께 반중전선을 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한령 일부 해제 카드로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 쪽으로 기울지 않았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내놨다는 평가다.


"美 투자, 韓 산업발전 기여"
"韓 직접투자, 美가 中 보다 많아"


같은날 미국에선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합치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워싱턴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이 공동주최한 화상회의에서 한미 동맹이 대북 억지력 등에 초점을 맞춘 '안보 파트너십(security partnership)'에서 세계적인 '글로벌 동맹·파트너십'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한국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며 "양국이 이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이 공동의 이해관계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확대해가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대중국 압박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혈맹인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내퍼 부차관보는 경제 분야에서의 한미 협력 관계를 강조한 바 있기도 하다.


그는 전날 진행된 다른 화상회의에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고 말하지만, 미국이 교역국 2위라는 사실은 쉽게 잊는다"며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미국 기업들의 투자는 자동차·가전제품·항공기 등 한국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한국 투자 비중은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의 3%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15%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여기에 견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조하며 '미중 등거리 외교'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모양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아울러 내퍼 부차관보는 오는 15일 70주년을 맞는 흥남철수 작전을 거론하며 "북한과 중국의 공격에 맞선 미국과 한국의 용맹한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6·25전쟁을 '한반도 내전'으로 규정하며 항미원조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한 바 있는 만큼, 한미 동맹이 갖는 의미에 대해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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