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마녀' 이어 또 한 번 누아르 영화 도전
제7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감성적인 누아르로 전세계 관객들과 만난다.
2일 오후 영화 '낙원의 밤'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 박훈정 감독,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참석했다.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 '마녀'에 이어 '낙원의 밤'으로 또 한 번 누아르 영화에 도전했다. 이 작품은 제 7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유일한 한국 영화로 비경쟁 부문이 초청됐다.
박훈정 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에 대해 "전생에 복을 많이 쌓은 것 같다. 운이 좋았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고 차승원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아니면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도 밟고 분위기도 느꼈을 텐데 아쉽다. 의미 있는 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소개됐다. 자긍심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낙원의 밤' 제목에 대해 "낙원은 떠올리면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담았다. 그런 아이러니함을 제목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것이 누군가에게는 슬픔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여빈은 "처음 '낙원의 밤'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굉장히 시적인 느낌이 들었다. 극 중 캐릭터들의 상황이 떠올랐다. 박훈정 감독만의 감성이 느껴지는 제목이었다"고 감탄했다.
엄태구는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제주로 몸을 피한 범죄 조직의 에이스 태구 역을 맡았다. 실제 이름과 극중 이름이 같은 엄태구는 "처음 대본 봤을 때 태구라고 설정돼 있어서 신기했다. 날 생각하고 쓰셨나 싶기도 했다. 너무 영광이었다. 태구가 아니어도 무조건 했을텐데, 태구여서 더 신선하고 와닿았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박훈정 감독은 "엄태구를 떠올리고 쓴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말했고 엄태구는 "그럼에도 했을 것이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엄태구는 이번 작품을 위해 9kg를 증량했다. 엄태구는 "박훈정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몸무게를 늘리는게 좋을 것 같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조금씩 빠졌다"고 증량한 이유를 밝혔다.
차승원은 "전혀 티가 안났다. 남자가 로망으로 가지고 있는 근육질 몸을 가지고 있어서 증량을 해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엄태구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그는 "엄태구는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였다. 에너지를 압축시켰다가 터뜨린다. 옆에 있는 사람으로서 엄태구란 사람에 물들게 됐다"고 극찬했다.
제주도에서 무기상을 하는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재연 역의 전여빈은 "평소 홍콩 누아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기존 누아르에서는 남성 배우가 주로 영화를 이끌었는데 '낙원의 밤'은 캐릭터 구분 없이 주체적으로 캐릭터가 이끌어간다. 그래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총기 액션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재연이란 캐릭터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태구를 추격하는 북성파 2인자 마 이사 역의 차승원은 "삶이 묻어나는 캐릭터이길 바랐다. 악역이 가진 속성이 있는데 그걸 벗어나려고 했다. 박훈정 감독이 의견을 많이 들어주고 반영해줬다. 손에 꼽을 만큼 만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고 촬영한 소감을 말했다.
전여빈은 "차승원 선배가 마 이사 복장과 머리를 하고 걸어오는 순간 압도된다. 촬영을 시작하면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마 이사가 되신다. 완벽하게 몰입하시는 걸 보며 그 때마다 부러움과 자극을 받았다"고 차승원에게 존경을 표했다.
이에 차승원은 “현장에서 어렵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다. 이제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나이가 됐다. 후배들이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선배이자 배우였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영화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193개국에 동시 공개 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춰 영화를 촬영했는데, 해외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낙원의 밤'은 넷플릭스를 통해 4월 9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