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의 개막전 선발 출전...프로 첫 안타·타점
지난 시즌 무안타로 물러나..올해 1군 생존 희망 부풀어
‘레전드 투수’ 송진우 아들 송우현(24·키움 히어로즈)이 데뷔 첫 안타를 뽑았다.
송우현은 3일 고척스카이돔서 펼쳐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9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맹활약했다.
비로 인해 다른 구장의 4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키움은 유일한 승리팀이 됐다. 키움은 선발 요키시(7이닝 1실점) 호투와 박병호 결승타, 그리고 송우현의 2타점 적시타로 개막전부터 승리를 차지했다.
키움에는 이종범 아들 이정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KBO리그 최다승에 빛나는 ‘송골매’ 송진우 한화 이글스 전 코치의 아들 송우현도 있었다. 2015년 2차 6라운드에서 키움(당시 넥센)의 지명을 받은 송우현은 ‘송진우 차남’으로 눈길을 모았던 유망주다.
온양중-천안북일고 출신으로 경찰청 야구단을 거친 송우현은 지난해 1군에 데뷔했지만 14경기에서 1개의 안타도 뽑지 못했다. 3개의 삼진만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시범경기 타율 0.471(17타수 8안타)의 상승세를 탄 송우현이 올해는 시작부터 안타를 만들었다. 삼성의 개막전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의 초구를 때렸는데 빗맞았다. 높이 솟은 타구는 묘하게도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로 연결됐다.
실책에 가까운 수비로 안타를 뽑은 송우현은 ‘첫 안타’를 기록한 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부담을 털고 들어선 6회 세 번째 타석. 2사 만루 찬스에서 뷰캐넌의 변화구를 공략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첫 안타에 이어 첫 타점까지 올린 송우현은 포효했다.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송우현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개막을 앞두고 아버지와의 통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께서 크게 기대 안한다고 하셨다. 열심히 하라고 하셨고, 나도 열심히만 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웃었다.
경기 전에도 타격감이 좋았다는 송우현은 “첫 타석에 안타를 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두 번째 타석에서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힘 있게 돌렸는데 기분 좋은 안타로 연결됐다”며 “오늘은 아버지도 잘했다고 하시지 않을까”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남겼다.
대표적인 ‘2세 선수’ 이정후가 같은 팀에 있어 더 비교됐던 송우현은 다른 2세들 만큼이나 힘든 시기를 거쳤다. 마침내 잡은 기회에서 아버지에게 받은 DNA를 터뜨리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직은 송진우 아들로 더 주목받는 송우현의 2021시즌이 바야흐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