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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미래사업 구상, SKT 인적분할로 힘 받는다


입력 2021.04.14 17:27 수정 2021.04.14 17:2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ICT 투자전문회사 중심으로 반도체 등 투자 확대

SK이노 중간지주사 출범 이후 배터리 메이저 등극 신화 재현 기대

최태원 SK그룹 회장.ⓒSK

SK텔레콤의 인적분할 계획이 확정되면서 최태원 회장을 정점으로 한 SK그룹의 미래 사업 구상도 구체화됐다.


10년 전 에너지·화학 분야 중간지주사로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그룹의 핵심 먹거리로 성장시킨 것처럼 이번에 출범하는 ‘ICT 투자전문회사’도 반도체 등 ICT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투자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T는 존속회사인 ‘AI & 디지털인프라 컴퍼니’와 신설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면서도 지배구조상의 투자 제약에서 자유로운 중간 지주사의 출범이다.


기존 ICT 계열 지배구조는 SK(주)→SKT→SK하이닉스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SKT가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구조였다. 그룹 내 가장 높은 투자 여력을 갖춘 SK하이닉스의 운신 폭에 한계가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M&A를 할 경우 피투자회사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하는 제약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ICT 분야 M&A에 있어 위험 부담이 컸다.


하지만 SKT의 주력 사업부문을 떼낸 ICT 투자전문회사는 이런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 투자에 제약을 받지만 ICT 투자전문회사는 기존 사업부문이 받을 영향을 신경 쓸 필요 없이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되는 실탄(지분법 이익)을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SKT는 이날 “ICT 투자전문회사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이면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국내외 반도체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반도체 산업 발전에 추가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ICT 투자전문회사 설립은 10년 전인 2011년 에너지·화학 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 출범 당시를 연상시킨다.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등 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들을 거느린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9월 충남 서산에 200MW 규모의 배터리 양산 라인 구축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세계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당시 SK이노베이션의 중간지주사 체제 구축을 통한 투자 여력 확보는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됐던 SK(주)와의 분할합병은 이번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아 단기간 내에 대규모 M&A를 단행할 여력을 확보하긴 힘들겠지만 기존 체제에 비해서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이미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중간지주사 체제의 긍정적 측면이 증명됐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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