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 연출작 '너와 나' 촬영 시작
수진 흔적 지우고 5인조로 활동 '라스트 댄스' 발표
연예계가 학교 폭력(학폭)으로 얼룩진 지 세 달이 넘어가는 시점, 논란으로 위기를 겪었던 연예인들이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과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특히 법적 공방을 예고하며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박혜수와, 학폭 의혹이 불거진 멤버 수진을 제외시키고 5인조로 활동하는 (여자)아이들을 향한 시선이 더욱 그렇다.
지난달 30일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에 따르면 박혜수는 배우 조현철이 연출하는 독립영화 '너와 나' 촬영을 시작했다. '너와 나'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멜로 드라마로, 박혜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현철과 동료 배우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나게 됐다.
문제는 박혜수가 지난 2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 당한 후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와 여전히 대립 중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2월 26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박혜수 주연의 KBS2 '디어엠'은 편성이 연기되기까지 했다.
소속사에 이어 박혜수는 "강북에서 전학을 왔고, 동급생들보다 한 살이 많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 나를 망가뜨리려는 이 아이에게 도대체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를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면서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박혜수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 박혜수의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월 22일 공식입장을 내고 제기된 학교 폭력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아직 학폭 의혹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활동을 시작한 박혜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디어엠'은 편성표에 '이미테이션' 종영 이후 시기인 8월에 이름을 올렸다. KBS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디어엠'은 일시 중단 업무를 슬슬 정상화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혜수의 독립영화 '너와 나' 촬영을 두고도 대중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어 제작진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자)아이들은 지난 달 29일 수진을 제외시킨 후 5인조로 신곡 '라스트 댄스'(LAST DANCE)를 발표했다. 수진까지 녹음을 마친 신곡을 5인조로 파트 재분배를 하고, 재킷 사진에서 삭제, 뮤직비디오에서 수진의 모습을 최소화했다.
수진은 지난 2월 폭로된 학폭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 자신이 새로운 입장을 올릴 때마다 인스타그램에 의미심장한 글을 게재하는 서신애에게 당당하게 의중을 밝혀달라 요구까지 했다. 그러나 서신애가 수진으로부터 조롱과 욕설로 인한 정서적 학폭을 당했다고 밝히자, 이와 관련한 해명은 아직까지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학폭 의혹이 무엇 하나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은 이들의 활동이 '기만'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행보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앨범이나 드라마 모두 아티스트 개인의 일이 아니다. 법적공방으로 넘어가 언제 시시비비가 가려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다. 이해관계가 자본으로 읽혀 있는 상황이니 여론을 고려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그들이 해야 할 일이다. 정서적 반감은 어쩔 수 없지만 아티스트 외 피해 받는 다른 이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박혜수의 '너와 나' 촬영 재개의 경우 굳이 하차를 안 시키고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물음표를 보낼 수도 있지만 하차를 시키거나 자진하차를 했다면, 논란에 불필요한 의혹을 더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원래 촬영이 더 빨리 시작됐어야 했는데 학폭 논란으로 일정이 많이 연기됐다. 그들 입장에서는 박혜수가 움직여주는 게 영화를 위한 일이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의 흐름을 이해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었다. 학폭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던 연예인들의 복귀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이 일정기간이 지난 후 슬그머니 복귀를 시도했지만 등 돌린 대중과 떨어진 신뢰로 기량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논란이 생기고, 표류되면서 낙인이 찍힌 거나 다름없다. 이들을 본보기 삼아 눈치보고 있는 연예인도 있을 텐데 활동 강행 시기가 이른 것 같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