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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주요 은행 신용대출 142조 ‘사상 최대’....꺼지지 않는 '빚투'


입력 2021.05.05 06:00 수정 2021.05.05 11:2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월말 SKIET 청약으로 일시적 증감”

차주단위 DSR 40%·암호화폐 광풍 요인

규제당국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전망

기업공개 공모청약 사상 최대 증거금을 달성한 SKIET가 일반공모 물량을 확대한다.ⓒ한국거래소

지난달 암호화폐와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14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오는 7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시행이 예정, 7월 이전까지 대출 막차 가수요 급증까지 감지된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투자)영끌 행렬로 ‘머니무브’ 속도가 빨라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신용 대출 잔액은 142조 227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6조8401억원 급증한 수치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 총량관리 목표로 제시하는 월 증가액 2조원대를 3배 넘는 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5대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빚투 열풍과 영끌족들로 4조8595억원의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신용대출 잔액 증가폭은 지난해 11월 급등한 이후 금융 당국과 은행들의 대출 관리로 지난해 12월 444억원 감소했다. 이후 올해 1월 1조 5918억원 증가, 2월 556억원 감소, 3월 2034억원 증가했다.


이달 잔액 급증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와 특히 ‘중복청약 마지막 대어’인 SKIET 공모주 청약이 견인했다. 지난달 28~29일 열린 공모주 청약에서는 증거금으로 약 81조원이 몰린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에서 충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월별 신용대출 증가폭은 1조3292억원대에 그쳤다. 그러나 청약이 시작된 28일 2조6629억원까지 증가하고 마지막 29일 6조9974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 통장도 1만531건 신규 개설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신용대출 급증은 SKIET 공모주 청약 열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28일을 기점으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급증했다가, 30일 다시 감소했는데 다시 정상화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방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오는 7월부터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 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에게 DSR 40% 규제를 적용한다. 소득과 무관하게 신용대출 금액이 1억원을 넘어도 규제를 받기 때문에, 7월 이전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놓자는 수요가 앞으로도 급증할 수 있다. 규제 시행직전인 6월 신용대출 잔액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암호화폐 투자 열기도 꺼질줄 모르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상당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대기자금으로 반영됐다. ‘코인 광풍’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은 물론 최근에는 이더리움이 올해 4배나 올라 신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달에도 신용대출 잔액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금융감독원 압박으로 은행들의 우대금리 축소 등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설 가능성도 관측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483조8738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7056억원 올랐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3개월 연속 480조원대를 유지했다.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으로 관망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가족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시중은행에서 약 4000억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이는 신용대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보유 주식 등을 ‘견질 담보’로 설정했기 때문에 신용 대출이 아닌 담보대출로 평가됐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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