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통령 방문, 김대중 이후 20년 만
추모 공간서 공간 건립 사의 표해
"영원히 양국의 우정으로 이어질 것"
문재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마지막 순방지인 헝가리에 도착했다. 한국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 국빈 방문의 첫 공식일정으로 다뉴브강 헝가리 선박사고 추모 공간을 찾았다. 헝가리 선박사고는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해 침몰한 사고로, 한국인 25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실종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시 유람선 사고 때 헝가리 정부가 실종자들의 수색과 구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면서 "영원히 그분들을 애도하기 위해서 추모공간까지 마련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헝가리 국민도 두 분 희생되셨는데, 그분들에 대해서도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영원히 양국 국민들의 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추모목으로 조성한 은행나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은행나무는 아주 장수하는 나무이고, 뿐만 아니라 조금 더 지나면 굉장히 아름드리 자라게 된다. 잎도 굉장히 많이 달리게 되고 열매도 풍성하다"며 "양국 관계도 그렇게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일정에 동행한 버르거 헝가리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헝가리와 한국 국민 모두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이 공동으로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념하고 같이 가꿔나가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영혼을 위로 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조화도 전했다.
文, 2박 3일 간 정상회담 및 韓-V4 비즈니스 포럼 등 참석
문 대통령은 헝가리 국빈방문 이튿날인 3일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뒤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대통령·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우호 협력 관계를 평가하고, 실질 협력 내실화 방안과 코로나 및 기후변화 대응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또 헝가리 내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원활한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헝가리 정부의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에는 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가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그룹(V4)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이날 포럼에서 이차전지, 디지털,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공급망 협력 강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녁에는 아데르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 참석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4일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 및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에 참석한다. 비세그라드 그룹은 EU 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65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핵심 투자처로,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 실현을 위해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한-V4 간 공동 연구 등 협력 확대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일정을 마지막으로 유럽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라 5일 서울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