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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석방 환영했지만…'딜레마' 빠진 국민의힘 지도부


입력 2025.03.11 00:20 수정 2025.03.11 00:2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신중론' 유지하던 국민의힘 지도부

尹 석방 이튿날 한남동 관저서 차담

"초반 중도층 의식했으나 강성 지지층 신경

'조기 대선'보다 당권에 초점 맞춘 행보"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의 구속취소로 결정으로 석방되어 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환영하면서도 복잡한 속사정이 감지된다. 강성 지지층은 여세를 몰아 탄핵 기각 내지 각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방향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도 없는 만큼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구속취소 이튿날인 9일 오후 8시부터 30분 가량 한남동 관저를 찾아 윤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8일 석방된 후 당일 윤 대통령과 통화한 데 이어 직접 만나 국정 상황을 논의한 것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차를 한 잔 하며 윤 대통령이 수감 생활에서 느낀 여러 소회를 말했다"며 "그 기간 두 사람을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영세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으로부터) 앞으로도 우리 당을 지도부가 잘 이끌어나가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당초 윤 대통령의 석방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통령 관저 예방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보수 강성 지지층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당 지도부가 결국 전략을 바꿔 윤 대통령 예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는 이번 예방이 '도리'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것이 유리하지만, 당원과 보수층의 지지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적 고민이 맞물린 것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대통령 예방이 도리라고는 하지만 (결국) 진흙탕으로 빠져들게 됐다"며 "왜 그런 선택을 했나 보면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요구에 따라 그런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날까지 거리두기를 유지하다가 갑작스럽게 예방 사실을 발표한 것은, 나중에 알려져 확인해 줄 경우 더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당 지도부가 초반 중도층을 의식해 윤 대통령 예방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 강성 지지층의 입맛을 맞춘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이들이 조기 대선보다 당권에 관심이 더 크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 소장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선보다 전당대회, 당권에 더욱 관심이 많아 보인다"면서도 "아직까지 헌재 결정이 안 났으니, 조기 대선 준비는 물론 외연확장을 못하는 입장이 이해는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게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고 전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내 당이고, 너네들은 바지사장이다. 내말 들어라' 이 뜻을 염두에 두고 거리두기 할 생각하지 말라'라는 뜻을 전한 것 같다"고 바라봤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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