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을 겨냥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도대체 삶에 일관성이라는 게 없다. 매번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잖나”라며 “원칙도, 소신도 없고 오직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무한한 권력욕만 있다. 이분 무서워요”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의 발언을 비난한 성난 정의의 목소리는 다 어디 가셨나”라며 “5·18 정신도 이 후보 앞에선 휴짓조각, 경제만 잘하면 쿠데타도 용서되고 내란도 용서되고 학살도 용서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드높은 5·18 정신 선양의 귀결이 고작 전두환 찬양인가. ‘이두환 대통령’ 만세를 불러라”라고 비꼬았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 유세 차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전두환이 군부독재자이긴 하나 당시의 공을 평가할 부분도 있다”면서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2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 당시 묘지 내 바닥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저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면서 “윤 후보는 전두환씨를 존경하기 때문에 밟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정의당도 이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에 대해 “여기서는 이 말하고, 저기서는 저 말하는 아무말 대잔치는 이제 그만 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이 후보의 행동을 분석하며 “도대체 그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정답은 아무 생각 없다는 것이다. 그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다른 말을 하는 것”이라며 “카멜레온의 상수가 ‘생존’이듯이, 이재명의 상수는 ‘이해관계’다. 득표에 도움이 되면 무슨 말이라도 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내가 전두환 비석을 밟으니 정말로 전두환을 싫어하는 줄 알았지요? ‘사실 내가 민주당 후보라 입으로는 전두환이 싫다고 얘기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분의 업적을 평가하고 있어요.’ 이 얘기를 한 겁니다. 왜? 고향인 TK에서 표 좀 얻어보려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기에는 슬쩍 자기변명이 깔려 있다. 즉 전두환이 도덕성을 칭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TK에서도 전두환이 도덕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그게 꼭 누구를 닮았냐. 바로 이재명 후보 자신이다. 나도 전두환처럼 경제는 살릴 수 있다, 그 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또한 “이 후보는 입으로는 ‘친일파가 득세한 더러운 역사’ 어쩌구하며 요란하게 외쳤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결국 이승만 평가, 박정희 존경, 전두환 찬양”이라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라인이야말로 민주당에서 ‘더러운 친일의 계보’라 선전해 오던 것 아니냐. 그 자체가 왜곡된 역사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