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제발…저 간판 좀 꺼줘" 복싱관장 성추행 피해 초등생의 한 마디

대구의 한 복싱장 관장이 초등학생 제자의 바지를 수차례 벗기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피해 아동이 여전히 불안해하며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

22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권투 체육관 관장 A(20대)씨가 지난 18일 구속됐다.

이후 피해 아동의 아빠라고 밝힌 A씨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 도움을 얻고자 글을 쓴다"며 "제가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겠느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앞서 A씨의 아이는 자신감이 부족해 스스로 몸을 지키는 방법을 찾고자 2021년 9월부터 집 근처의 복싱장에 운동하러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잘 다니던 아이가 지난 3월부터 복싱장에 가는 것을 꺼렸다고. 이에 A씨가 이유를 물었으나 아이는 우물쭈물하더니 대답하지 않다가 "관장님이 바지를 벗겨서…"라고 말했다.

A씨는 "처음에는 운동 중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에게 '속옷까지 내려갔어'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관장 B씨에게 이에 관해 물었고 피해 사실을 확인한 후 즉각 고소했다. 당시 관장 B씨는 상황을 얼버무리며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그냥 죄송하다고만 했다고.

ⓒA씨가 관장 B씨와 나눈 문자

A씨는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아이가 극도의 불안함과 우울 증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문제의 복싱장이 집에서 불과 1분 거리에 있어 해가 지면 아이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보복에 대한 두려움까지 느끼고 있어 구속 사실도 알려줬지만 아이는 집에 도착하면 '엄마, 제발 저 (복싱장) 간판 좀 꺼줘'라고 말하는 등 계속 불안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아이 상처가 너무 깊어 걱정"이라며 "혹여나 관장이 집행유예로 나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영업할까 봐 정말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키즈 복싱을 가르치는 기관으로 홍보해 당연히 어린이 기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나라에서도 영업을 제지할 수 없다고 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경찰조사에서 B씨는 "모든 행동은 '장난'이었으며 자기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