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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김경율 마포을 맞대결 성사?…'민주당 얼굴' 鄭 아성 지킬까 [서울 바로미터 이곳 ⑤]


입력 2024.02.02 06:00 수정 2024.02.02 06:0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19~21대 민주당 연속 승리

한동훈 '金 카드' 거론하자

현역 정청래 "마포 만만하냐"

與김성동 반발 수습도 과제

서울 마포을에서 맞대결이 예상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뉴시스

국민의힘이 '운동권 청산' 기조를 끌고 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운동권 출신 핵심인사 정청래 최고위원을 겨냥한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마포을 지역구 현역인 정 최고위원을 겨냥해 '개딸 전체주의와 운동권의 특권 정치, 이재명 개인 사당화로 변질된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정 최고위원을 총선에서 꺾는 것은 곧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한 국민의힘이 마주한 최대 과제 중 하나이다.


마포을은 한때 여야의 우위를 가리기 어려운 격전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3번의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연이어 금배지를 내어주며 격전지가 아닌 '험지'로 탈바꿈했다.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공식석상에서 김 비대위원의 이름을 언급한 것을 두고는 마포을의 총선 구도를 다시 '격전지' '접전지' 구도로 끌고가기 위한 큰 그림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포을은 연남동과 홍대거리, 망원·성산동 등을 포함하는 지역구로 젊은 층과 1인 가구의 유입이 늘어나고, 서민층의 비중도 높아 야성(野性)이 두드러지는 지역구다.


마포을은 14~16대 총선에서 박주천 전 의원, 18대 총선에서 강용석 전 의원을 배출하는 등 보수정당 현역을 배출했다. 두 사람의 사이인 17대 총선 때는 앞서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됐던 운동권 출신 정청래 최고위원이 출마해 원내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현재 마포을 당협위원장인 김성동 위원장이 19~21대 총선에서 연달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청래 최고위원(19·21대), 손혜원 전 의원(20대)에 밀려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반대로 지역구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은 정 최고위원은 오는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 '4선 고지'를 엿보는 중이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을 정청래 최고위원의 대결 상대로 거론한 바 있다. 다만 한 위원장이 직접 김 비대위원을 소개하는 자리에는 김성동 위원장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면전에서 김 비대위원을 정 최고위원의 대항마로 소개하면서, 당은 김 위원장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아직까지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김 비대위원은 "나에게 낡은 시대와 이념을 청산하라는 과제를 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했다. 정 최고위원에게 맞설 김 비대위원은 회계사 출신이자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경제금융센터 소장 등을 맡으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김 비대위원은 2019년 이른바 '조국사태(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때 조 전 장관의 지지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민주당 정권의 위선적 면모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고, 이어 '조국흑서' 집필에도 참여했다. 마포을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 비대위원은 최근의 상황과 관련 김 위원장에게 '결례'를 범했다면서 문자메시지로 사과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그동안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등에 우선추천(전략공천)제도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격 대기 중인 서울 마포을을 비롯한 수도권 험지가 이 기준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김성동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당에 공천후보자추천 신청을 했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선거이기에 진정 사심 없는 공명정대한 공천심의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포을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 모두 국민의힘 인사들이다.민주당에 정 최고위원을 겨냥한 마땅한 당내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포을에는 국민의힘 소속 정해원 전 마포을 당협위원장, 조용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연구위원 그리고 18대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김성동 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동훈, 본인은 못 나오고 남을 버리는 카드 희생양 삼다니 비겁하다. 독재공천시스템"이라고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포가 그리 만만한가"라며 이 같이 적었다.


또 정 최고위원은 지역구 현안인 소각장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마포 쓰레기 소각장 추가 건설 반대, 전면백지화"라며 "소각장도 공천도 낙하산인가. 마포구민으로서 분노하고 불쾌하다"고 맞받았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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