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된다면 6월 3일 조기 대선 치러질 듯
반기문·제3당·보수분열 없는 국면 '해볼만'
김문수·오세훈·홍준표·한동훈 등 출사표
민주당에선 이재명 경쟁자 없는 독주 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의 날이 밝았다.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정국은 '60일 초단기 대선'에 돌입하거나, 대통령 직무복귀에 따른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거대한 격랑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8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청구 인용' 결정에 가세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헌정 사상 두 번째가 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된다면 60일 뒤인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사실 정상적으로 대선을 치르기에 60일은 한없이 짧은 기간이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대선 150일 전인 2021년 10월 10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124일 전인 11월 5일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헌법 제6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됐을 때에는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면 되지만, 이처럼 60일도 모자란 까닭에 60일을 꽉 채워 선거운동기간을 보장해주는 게 상식적인 결정으로 여겨진다. 앞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때에도 탄핵일로부터 60일을 꽉 채운 5월 9일에 대선을 치렀다.
6월 3일이 '조기 대선'을 치르는 날로 확정되면 5월 10~11일 양일간 대선후보 등록을 받고, 12일부터 6월 2일까지 22일간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진행된다. 사전투표는 5월 29~30일 양일간 진행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라는 당밖 유력 대권주자의 존재로 인한 원심력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제3당 국민의당의 존재 △바른정당 창당에 따른 보수정당 분당(分黨)이라는 '3중고'로 자유한국당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정권을 헌납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학습효과' 탓인지 이번 윤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에서는 대대적인 보수 결집 현상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분당 없이 위기 국면을 헤쳐나갔고, 보수정당의 표를 분산할만한 뚜렷한 제3당의 존재도 없으며, 보수 진영의 잠재적인 대권주자들은 모두 국민의힘 안팎에 포진해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양상이 많이 다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각·각하 시엔 윤 대통령 즉각 직무복귀
담화로 정국 수습, 통상전쟁 대응 나설 듯
"트럼프 정상회담으로 경제틀 다시 짜야"
실체 판단 못 받으면 즉각 재탄핵 가능성
아울러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대표를 향한 거부감도 당시 문재인 후보보다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에서도 '조기 대선'을 한 번 치러볼만 하다는 관측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다면 △원내에서는 김기현·나경원·안철수 의원이 △지자체에서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오세훈 서울특별시장·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김태흠 충남도지사·김진태 강원도지사 등이 △내각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원외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경선이 큰 의미가 없다고 점쳐질 정도로 압도적인 독주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민주당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바로 대권 행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기각하거나 각하한다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직무복귀를 하게 된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직무복귀 즉시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정국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직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통상전쟁' 해결을 위한 외치(外治)에 전력하면서, 내치(內治)는 폭넓게 국무총리와 내각에 위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약속한대로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을 비롯한 정치개혁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발 관세전쟁을 뚫고 한미간의 KORUS 경제구조를 창출하려면 하루속히 윤 대통령이 복귀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공동번영의 경제틀을 다시 짜야 한다. 더 이상의 국정공백은 안된다"고 호소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정국 수습 노력이 뜻대로 잘 풀릴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특히 각하(却下) 의견으로 인해 인용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결과적으로 기각이 되는 경우라면, 헌법재판소의 실체 판단을 받지 못한 셈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즉각 윤 대통령에 대한 재탄핵안을 다시 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