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성격과 맞지 않는 의정활동해 복당 반대"
김진표 "좌표 찍고 쫓아내는 것, 대화·타협 어렵게 해"
더불어민주당 일부 강성 당원들이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민주당 복당을 반대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복당 반대 청원과 함께 '수박(비이재명계의 멸칭)' 색출 요구 등도 재등장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복당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년 내내 협치만 요구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에 들어올 자격이 없으므로 복당을 반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청원인은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양곡관리법 개정안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에 대해 "김진표 의장이 상정을 거부했다는 (민형배 의원의 SNS) 글을 보았다"며 "여야 합의를 해오면 상정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국 21대 국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합의해올 사항만 상정을 해주겠다고 하면, 도대체 왜 민주당 당적으로 국회의장을 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성격과 맞지 않는 의정활동을 한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해서 복당 반대 청원을 올린다"고 맹폭했다.
김 전 의장의 엄정한 태도로 인해 지난 21대 국회에서 법안을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표한 것이다. 국회의장은 특정 정당이 아닌 국회 전체를 대표하는 입법부 수장이다. 국회법 제20조의2는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친민주당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난 국회의장 경선에서의 '이탈표'를 색출하자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의장 경선은 무슨 당론을 정하고 하는 투표가 아니라서 이론상 '이탈표'라는 게 존재할 수가 없음에도,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인 '블루웨이브'와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의장 후보 경선 결과에 불만을 표출하는 게시글이 이어진 바 있다.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추미애 의원의 국회의장 낙선 결과를 두고, 일부 강성 당원들은 우원식 의원에게 투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을 '수박'이라 부르며 빨간색으로 표시한 '수박 명단'을 배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된 점을 두고도 이탈표 색출 움직임이 관측되기도 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지난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좌표를 찍고 누구를 소위 '수박'으로 규정짓고 쫓아내는, 그것은 대화와 타협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라며 "자기 주장을 소신껏 야당 내에서 당내 민주주의로 주장을 해야 되고 그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