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촛불행동 "회원들의 자발적 회비 납부" 주장
경찰 "온·오프라인 집회 열면서 후원계좌 송출해 불특정 다수 후원금 모집"
경찰이 5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진보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을 압수수색했다. 촛불행동이 모금한 금액이 이 단체 주장대로 소속 회원들의 회비 납부인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기부금품 모집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확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촛불행동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영장에 적시된 압수 대상은 촛불행동과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개혁과 전환 촛불행동연대의 회원 명단을 알 수 있는 자료, 각 단체의 후원금·회비·기타 수입 내역을 알 수 있는 자료 등이다.
아울러 정관, 규약, 규칙을 비롯한 내부 규정과 총회, 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 등의 회의록, 의사록, 녹취록 등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 내역을 알 수 있는 자료도 포함됐다. 후원자가 촛불행동 회원인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은 촛불행동이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지 않고 연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한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기부금품의 모집등록'에 관해 규정한 기부금품법 제4조는 1000만원 이상의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경우 모집 목적, 목표액, 모집 방법 등을 적은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자치단체장에게 등록하도록 규정했다.
경찰은 촛불행동 측이 온·오프라인 집회를 열면서 실시간 유튜브 중계 영상을 통해 후원 계좌를 송출하거나 온라인에 후원 링크 등이 기재된 집회 홍보 포스터를 게시하며 후원을 독려했다고 봤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21년 4800여만원, 2022년 약 9억2000만원, 2023년 18억9000여만원, 올해 3억4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9월 촛불행동의 회원 관리 프로그램 업체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앞서 종로경찰서는 2022년 촛불행동 측이 회원들로부터 불법적으로 기부금을 걷고 있다는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발 후 2년이 지나 상급 관서로 이첩되고 수사가 속도를 내자 정권 규탄 집회를 해온 촛불행동 측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조사 내용이 광범위해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이첩 관련 내부 지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촛불행동 측 이제일 변호사는 "기존 제출 자료들과 사무실 원본 자료를 비교해 일치하는지 여부를 본다는 것인데 사실상 탄압이고 과잉수사"라고 반발했다. 그는 후원금에 대해서도 불법 기부금이 아닌 회원들 회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