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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레깅스 입고 경복궁 요가 베트남女…어떤 처벌 근거도 없어" [디케의 눈물 325]


입력 2024.11.09 05:05 수정 2024.11.09 05:05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베트남 관광객, 경복궁 돌담 앞서 전신 레깅스 입고 요가…국가유산청 "제지할 근거 없어"

법조계 "문화재 유산 훼손 혐의 적용하려면 '손상' 정도에 이르러야…여성, 처벌 어려울 듯"

"전신 레깅스 착용했다고 과다노출로 보기도 어려워…경범죄처벌법 또한 처벌 쉽지 않을 것"

"문화재 관람 규칙 엄격히 개정해 외벽 훼손 행위도 제재 해야…선제적 차단 조치 필요"

베트남 여성 관광객 A씨가 지난달 29일 한국 방문 도중 광화문 옆 경복궁 돌담 앞에서 전신 레깅스 차림으로 요가하는 모습.ⓒVN익스프레스

베트남 여성 관광객이 서울 경복궁 외벽에서 레깅스 차림으로 요가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문화재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법조계에선 현행법상 궁궐 내에서 일어난 부적절한 행위만 제지할 수 있기에 해당 여성에 대해서는 처벌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런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궁 외부에서 발생하는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규정이 이뤄져야 하고 안내 표지판을 세우고 보안관을 배치하는 등 선제적 차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9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 거주 여성 A씨는 지난달 29일 한국 방문 중 경복궁 광화문 옆 돌담 앞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최근 SNS에 게시했다. 사진 속 그는 광화문 옆 돌담 앞에서 레깅스를 입고 고난도 요가 동작을 취하는 모습이다.


A씨의 행위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비판 여론이 빗발쳤다. 한국의 역사적 장소에서 레깅스를 입고 요가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며 문화재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등 반응이었다. 이에 A씨는 자기 행동이 규정 위반이 아니라며 "모두가 각자의 선호도가 있고 우리는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다만, 현행법상 A씨의 행동을 제지할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A씨가 사진을 찍은 곳이 서울광장 맞은편 경복궁 외부 돌담길로, 경복궁 경내에 해당하지 않아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다만 향후 궁 밖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경우에 대한 대책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A씨와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규정 마련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여성 관광객 A씨가 지난달 29일 한국 방문 도중 광화문 옆 경복궁 돌담 앞에서 전신 레깅스 차림으로 요가하는 모습.ⓒVN익스프레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문화유산의보존및활용에관한법률에 따르면 문화재가 '손상' 정도에 이를 경우에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에 해당 여성에 대한 처벌은 어려워 보인다. 이 밖에도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경범죄처벌법 또한 레깅스복 착용만으로 과다노출로 보긴어려운 만큼 처벌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법을 떠나 오래된 문화를 보존하고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이기적인 행동이다. 특히 외부벽이라고 해도 저렇게 발을 기댈 경우 훼손 가능성이 있는 만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사 사례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공개 및 관람 규칙을 엄격하게 개정해서 외부벽을 훼손할 수 있는 행위등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궁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안내 표지판을 세우고 보안관을 배치해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의 유적지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문화시민으로서의 당연한 자세다.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높은 시민의식을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해당 여성의 행위는 한 국가의 중요한 문화재산 및 그 국민에 대한 모욕적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기존에 처벌규정이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며 "이 사안의 경우 관련규정 미비로 인해 처벌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형법상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문화재 관리자 혹은 경찰 등의 적극적인 저지가 없었던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해당 여성은 경복궁에서 요가하는 모습을 찍어 틱톡 등 SNS에 올렸다. 본인을 홍보하거나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과도한 SNS 문화가 또다시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며 "경복궁은 우리가 보호해야 할 최대의 문화유산으로 문화유산에 대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경우 엄격히 처벌하는 법 규정이 필요하다. 특히 이전 숭례문 화재 사고와 같이 한 번 사고가 나면 회복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에 예방적 차원의 법규정 개선 및 선제적 조치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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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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