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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김태호 vs 친윤 권성동…원내대표 경선 표심의 향방은 [정국 기상대]


입력 2024.12.12 05:30 수정 2024.12.12 06:04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권성동, 친윤계와 거리두기로 승부수?

김태호, '투표 참여' 힘싣고 무계파에 호소

치열한 '표 계산'…"물밑작업 영향 미칠 것"

12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5선의 권성동 의원과 4선 김태호 의원이 출마한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새 원내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립 성향의 김태호 의원과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 당의 명운을 걸고 치열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의원총회가 12일 오전 10시 개최 예정인 가운데, 김 의원과 권 의원은 당 화합 메시지를 내며 표심 다지기에 들어갔다. 현재 권 의원은 친윤의 지지를 받고 있고,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은 중립·무계파 의원들과 친한계의 표심을 공략하는 중이다.


친윤은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윤계의 구상대로 권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친윤계가 이번 당 위기 해결의 중심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깝게는 권 의원을 중심으로 친윤계가 원내의 중심에 서서 오는 14일 탄핵소추안 표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오는 14일 탄핵안 표결을 중심으로 당내 역학 구도의 지각 변동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친윤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자리라는 분석이다. 여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해 탄핵안이 통과되면 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게 뻔하고, 부결되면 원내대표로서 표 단속에 성공한 권 의원의 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경우 탄핵안이 통과되면 직을 던지겠다고 한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에 더해 친윤계 최고위원 3인방(김민전·김재원·인요한)이 사퇴하면 한 대표는 당헌에 따라 곧바로 당대표직을 잃을 수 있는 만큼 친윤은 이번 경선에 필사적이다.


반면 친한계는 권 의원의 원내대표 등판을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측근들에게 "(권 의원이 되면) 대통령 옹호당이자 계엄 옹호당이란 오해를 살 수 있어 걱정"이라는 취지의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권 의원은 친윤계와 의도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권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지금 여당 원내대표라는 자리가 독이 든 성배임을 모르지 않지만 정권교체에 앞장섰기에 결자해지하라는 요청을 수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최근 '친윤계의 한동훈 지도부 붕괴설'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권 의원은 "나의 출마를 겨냥해 마치 친윤계가 합심해 한동훈 체제를 붕괴시킨다거나 '제2의 이준석 대표 사태'를 만든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모멸적이고 악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63%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정통성 있는 대표"라며 "이런 지도부가 중심이 돼 혼란을 헤쳐나가야 하는 마당에 붕괴는 가당치 않다. 나 역시 그런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표를 제2의 이준석으로 만들겠다는 소리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국면 당시 나는 수사 결과가 나와야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라며 "국민의힘에 분열적인 계파가 존재할 수 없다. 한 대표를 겨냥한 것이든 나나 김태호 후보를 겨냥한 것이든 분열과 혼란을 더하는 행동은 단호히 배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많은 비난을 받았던 표결 불참으로부터 방향을 전환할 뜻을 시사하며 당의 온건·합리파 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 전 '벚꽂 대선'을 주장했던 김 의원은 오는 14일 예정된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에 대해 "(당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라며 "당론을 통해서 본회의장에서 자유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아마 그렇게 생각해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자유투표 방식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그걸 당론으로 (할지), 당론을 어떤 형태로 방향을 잡을지,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 (논의가) 시작된다고 본다"라며 "단일대오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당에서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 김 의원은 또 "계파 없이 정치해온 사람이고, 계파의 정치가 문제라면 이번에는 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그럼 내가 (계파 정치를) 깨는 것"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오는 12일 예정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관련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재 당 일각에서는 권 의원이 보다 유리한 위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 대표가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비상계엄 사태 상설특검 국회 본회의 표결에선 의원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 대부분은 친한계와 무계파로 구성됐다. 현재 당내 친윤 의원들이 30여 명 정도 있다고 가정할 경우 머릿수로만 따지면 친윤계를 등에 업은 권 의원이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긴급현안질문이 진행 중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친윤계 이철규 의원에게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13명은 '확실', 3명은 '불확실'이라고 보내는 장면이 본지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조 의원은 데일리안에 "그 문자는 원내대표 경선 관련 문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당내 친한계라고 하는 의원이 그리 많지가 않다"며 "18명 정도가 되는데 이들의 수로는 당내 기반이 탄탄한 권 의원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권 의원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고, 당이 윤 대통령의 계엄을 비호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의원들이 김 의원을 찍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지난 10일 본회의 상설특검 표결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상계엄 진상규명 상설특검'(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기 위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46표, 반대 46표, 기권 3표가 나온 만큼 김 의원으로 향할 수 있는 잠재표가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설특검법에서 46 대 46이 나왔다는 것은 거의 반반이라는 이야기"라면서 "당일 분위기와 정견 발표, 물밑 작업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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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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