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몸에 맞지 않는 87체제 넘어야"
권성동 "민주당, 국정혼란 책임 안 져"
"조기 대선은 이재명 심판 선거 돼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에 호응하며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개헌안을 마련해 대통령 선거일에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탄핵 사태를 겪으며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개헌의 길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권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날,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르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당 개헌특위를 띄우는 등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안을 준비해왔다.
권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목도해 왔다"며 "대통령 1인에게 국정의 모든 권한이 집중되면서 협치는 실종되고 정치가 진영 대결로 변질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또 하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1987년 개헌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제왕적 국회가 출현했다"며 "거대 야당이 등장해서 입법·예산·인사 전반을 통제하고 여소야대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가 황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바꿔야 한다. 낡고 몸에 맞지 않는 87체제를 넘어야 한다"며 "개헌은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을 새롭게 짜는 일이다. 단지 권력구조를 분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 만큼이나 국회의 권한도 균형 있게 조정해야 한다"며 "두달 후 국민의 시간이 온다. 국민의힘은 이미 개헌특위를 구성해 자체적인 개헌안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같은 회의에서 "대통령은 법적으로 심판받았지만, 민주당은 자신이 초래한 국정 혼란에 대해서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다가오는 조기 대선은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서도 민주당을 질책했다. 민주당은 국정 혼란의 주범이었다"며 "이재명 세력을 막아내는 것이 국가 정상화의 시발점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힘줘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조기 대선은) 결코 패배해서는 안 될 선거"라며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지 모를, 위험하고 불안한 이재명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승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당의 화합과 단결이다. 계엄 이후 넉 달 동안의 상흔이 남아 있으나 이제 탄핵의 시간은 지나갔다"며 "나 역시 원내대표직을 맡은 이후 당내에서 이런저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섭섭한 부분도 있지만 이 시간 이후 전부 잊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앞으로 당내에서는 탄핵 과정에서의 서로의 입장과 행보를 놓고 '배신' '극우'와 같은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당부드린다"며 "지금 당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열은 곧 패배와 자멸로 가는 길이다. 곧 시작될 대선 경선이 다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