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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선출 ①] 여당, 윤석열 지킬 '친윤' 택했다…'72표'의 의미는


입력 2024.12.13 05:45 수정 2024.12.13 05:45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친윤' 권성동, 72표 압도적 표차로 당선

한동훈에 대한 비토 여론 등이 작용해

경륜 있는 안정적 리더십을 이유로 꼽기도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친윤(친윤석열)'이 원내의 중심으로 재등판했다. 권 의원을 다시 원내사령탑으로 세운 데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당내 비토 여론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친윤이 다시 원내의 중심에 서서 방향타를 잡게 됐는데, 자칫 당과 민심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성동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과반인 72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상대 후보였던 김태호 의원은 34표를 받았다. 김 의원을 뽑은 34표는 친한(친한동훈)계와 무계파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친윤의 권 원내대표가 압도적 표차로 승리하면서 친윤계에 다시 힘이 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친윤인 권 의원에 힘이 실린 배경에는 한 대표의 원내 장악력 부재와 비토 여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그동안에 한 대표가 의원들의 마음을 못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의원들이 상당한 기간 시간을 줬고 자기편으로 만드는 진정성을 보여야 했는데 여러 가지 실수를 거듭하면서 의원들의 마음을 잃었다. 첫 번째 요인은 그것이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번째는 중진의원 회의에서 권 의원을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한 대표가 바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 거기서 실망을 한 의원들이 많다. 손을 잡고 위기를 돌파하자고 했으면 좋을텐데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으니 중도 표가 다 권 의원으로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이날 오전에 의총에서 한 발언도 한 대표가 계속해서 대통령과 본인의 싸움으로 끌고가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니 의원들이 폭발을 한 것"이라며 "성급하고 가벼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다른 의원은 "오늘 표결은 현장에서 다 뒤집혔을 것이라고 본다"며 "오늘은 원내대표를 뽑는 시간이다. 거기와서 대통령 탈당·제명을 이야기했다. 대표면 말을 줄이고 무게감 있게 행동해야 했는데 너무 가벼웠다"고 꼬집었다.


이어 "왜 추경호를 몰아세웠느냐"며 "일부러 못 들어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그 사람을 계엄 해제를 방해하는 사람으로 몰면 어떡하느냐"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후보 개개인의 역량에 대해 평가하는 의원도 있었다. 경험 있고 네트워크가 넓은 권 의원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원조 윤핵관'이라 불릴만큼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있으며, 동시에 중앙대 법대 출신 법조인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도 물밑대화가 통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소추위원을 맡게 되는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의 법사위원장 선배로서 정 위원장을 적절히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오기도 했다.


한 의원은 "김태호 의원이 '독고다이' 기질이 있는 의원"이라며 "한동훈 대표의 세력에 '플러스 알파'일 뿐인 사람이라 후보로서는 적절치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권 의원이 김 의원보다 당내 스킨십이 좋은 사람이다. 또 법사위원장도 하고 원내대표도 하면서 경험이 제일 많은 사람"이라며 "매번 더불어민주당에 말 한마디 못하고 계속 당했던 게 우리 당이다. 이제는 고함도 지르고 앞서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로 빚어진 이번 정국에서 다시 '윤핵관' '친윤'들이 중심에 등장하면서 민심과의 괴리는 커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6선으로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권 의원이 어떻게 원내대표를 하느냐"라며 "우리 당의 국회의원분들이 이번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을 지지하고 찍었던 분들,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와서 자기들의 입장, 그리고 탄핵에 왜 반대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들을 정리해서 말씀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이 보수 궤멸이라고 생각하는데 옳은 판단이 아닌 것 같다"며 "결국 당심도 민심의 한 부분인데 당심과 민심의 괴리와 격차가 커지면 정당은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박근혜 탄핵이 보수의 궤멸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그때는 '국민의 분노'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국민의 공포'가 있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강도가 다르다"며 "보수정당 역사에 굉장히 어두운 부분으로 기록될 것 같다"고 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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