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리가켐바이오와 ADC 개발 협업 확대
송도 ADC 의약품 전용 생산 시설에서 프로젝트 본격 수행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기술력 강화
리가켐바이오, 안정적인 생산망 구축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시장의 주요 먹거리로 부상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경쟁력 확대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플랫폼 기술을 갖춘 리가켐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ADC 생산력 확대를 본격 추진한다.
13일 제약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리가켐바이오와 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양 사는 올해 3건 이상의 ADC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협력한다.
ADC란 항체, 페이로드, 링커 등 3가지 요소가 연결된 형태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항체에 약물을 링커로 연결해 특정 암 세포만을 공격한다. 정상 세포도 공격했던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만 겨냥해 정상 세포 손상은 적고 항암 효과는 더욱 강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리가켐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ADC 개발은 물론 본격적인 생산 확대까지 추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완공한 ADC 의약품 전용 생산 시설에서 ADC 프로젝트를 본격 수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세운 해당 생산 시설은 4층 구조의 건물로, 현재 500L 접합 반응기 및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2월 위탁개발(CDO) 계약을 맺고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개발 협업을 진행했다. 6월에는 ADC 개발을 위한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기반엔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이 증가하며 ADC 시장 또한 높은 성장이 예고됐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인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22년 약 59억달러(약 8조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26년 약 130억달러(약 19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ADC 등 신규 치료 접근법이 1조 규모의 기술 수출을 이끌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꾸준히 ADC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기존 파이프라인을 고려할 때 개발될 ADC 신약은 고형암을 비롯한 비소세포폐암, 림프종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리가켐바이오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인 ‘콘쥬올’이다. 콘쥬올 플랫폼은 ADC 핵심인 링커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 ADC 주요 부작용이었던 약물의 혈중 방출 문제를 해소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협업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술력 강화를 리가켐바이오는 생산력 확대를 꾀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리가켐바이오와 항체 개발에 협업하는 과정에서 ADC 기술력을 습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경우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력을 통해 견고한 국내 생산망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동안 리가켐바이오의 위탁생산(CMO) 파트너는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였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대표적인 적대 바이오 기업으로 지정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었다. 리가켐바이오의 목표대로 2030년 15개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력이 ‘적기’라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 임상은 순항 중”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다수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리가켐바이오와의 협업을 통해 고품질의 ADC 의약품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ADC 신약 개발의 선두주자인 리가켐바이오와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량을 결합해 대한민국의 ADC 기술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