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만명 신규 고객 유치 가능에
2030 청년 평생 주거래은행 되기도
은행권 군인 대상 상품·혜택 쏟아져
내달 선정되는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두고 은행권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총 발급 규모가 약 200만장에 달하고 매년 2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모을 수 있는 ‘황금알’이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각종 군인 대상 혜택 및 상품을 내놓으며 사업권 입찰 경쟁에 참여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중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3기 사업자로 선발될 은행은 내년 1월부터 오는 2033년까지 최장 8년간 사업권을 갖는다.
나라사랑카드는 입대 전 신체검사 때 발급받는 체크카드로 복무기간 뿐만 아니라 전역 후 예비군 기간까지 약 10년 간의 병역의무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군 복무 중에는 병역증·전역증·급여통장·교통카드 등의 용도로 사용한다. 또 카드 부가 서비스로 PX 할인과 병 무료 상해보험, ATM 수수료 면제, 금융우대 서비스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신한은행이 1기 사업자를 맡았고 이어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공동으로 2기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은행 입장에선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은 '황금알'로 여겨진다. 매년 신규 입대자가 20만명에 달하는 만큼 8년 동안 약 160만명 규모의 신규 가입자를 모을 수 있어서다.
게다가 내년부터 병장 월급이 150만원 선까지 오르는 등 장병 급여가 오를 예정이어서 이를 통해 유치하는 월급 계좌 규모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군인들이 제대 후에도 해당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는 경우도 많아 평생 고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3기부터는 최장 8년으로 변경되면서 나라사랑카드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기까지는 운영기한이 최대 10년으로 정해져 있었다보니 사업권을 얻지 못한 은행들이 새로 참여할 기회가 드물어서다.
3기 나라사랑카드 선정을 앞둔 은행권은 이전부터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기 사업자 선정 당시 카드발급 시 부가 서비스, 카드발급과 재발급 방안이 가장 높은 배점을 부여 받았다는 점과 심사위원 15명 중 10명이 군인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자인 국민은행은 가상자산거래소 빗썸과 제휴를 맺어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군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원화 입출금 계좌를 나라사랑카드 계좌로 바로 사용할 수 있어 번거로운 은행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는 점에서 2030 청년 고객에게 각광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군인 대상 적금 금리를 가장 유리하게 제공하는 등 금융상품 경쟁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날 기준 주요 은행의 장병내일준비적금 금리를 비교한 결과, 기업은행은 1년 만기 최고금리가 기초생활수급자 5.8%, 기초생활수급자 7.2%로 은행권 중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작년부터 기관솔루션부 내 전담조직인 나라사랑카드 팀을 꾸리고 운영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신규채용 부분에서도 신한은행 ‘리더십 특별채용’을 신설해 지난 2023년부터 2년 연속 전역(예정)장교 특별채용을 실시했다.
이외에도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국내 은행 역시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참여 여부와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라사랑카드 사업권 선정을 앞두고 은행들이 사업자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를 평생 고객으로 유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