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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은 성공 하정우는 실패…극장가 누아르의 추락 [D:영화 뷰]


입력 2025.02.22 11:47 수정 2025.02.22 11:4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브로큰', 지난 5일 개봉…19만 명

지난 몇 년간 극장가에서 범죄 누아르 장르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올해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브로큰'이 개봉 주차 누적 관객 수 19만 명을 기록하며 스크린 퇴장 순위를 밟고 있다.


앞서 지난해 선보인 누아르 '리볼버' 는24만,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8만,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42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들 영화 중 5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없다는 사실은 극장에서의 누아르 장르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에서 2023년과 2024년 공개한 '최악의 악'과 '강남 비-사이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최악의 악'은 공개된 후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홍콩, 터키 등 공개된 해외 국가에서 드라마 부문 1위 올랐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평점 사이트 IMDb 평점 8.6을 기록했다. 지창욱, 위하준을 중심으로 중년 남성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누아르물의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남-비사이드' 역시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국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그리스, 몰타 등 총 6개 국가에서 TOP 10을 수성, 유의미한 기록을 이어갔다. 이는 극장에서 외면받은 누아르가 OTT 플랫폼에서는 성공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극장가에서 누아르가 힘을 잃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관객들은 무거운 주제의 영화보다 가볍고 유쾌한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최근 극장 흥행작을 살펴보면, '범죄도시4', '핸섬가이즈', '파일럿', '히트맨2' 등 유머와 액션이 적절히 조화된 작품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브로큰'처럼 강렬한 서사와 어두운 톤을 지닌 누아르 영화들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OTT 플랫폼이 장르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누아르 영화가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최악의 악'과 같은 작품은 시리즈 형식으로 전개되며 캐릭터와 서사를 더욱 깊이 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이점을 가졌다. 반면 극장용 누아르는 제한된 상영 시간 내에 몰입도를 극대화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이에 전통적인 누아르 영화, 특히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영화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장르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관객의 취향 변화와 극장 환경의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누아르 장르에 빨간불이 켜졌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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