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고통받게 해 미안
당에서 큰 역할 해달라…"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일?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일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총선 공천 '비명횡사(비이재명계만 총선에서 불이익을 얻었다는 뜻)'의 당사자인 박용진 전 국회의원을 만났다. 이 대표는 당내 통합과 개혁을 해야한다는 박 전 의원의 의견에 공감하고 '큰 역할'을 요청했지만, 구체적 방안에는 말을 아꼈다.
이재명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에서 박용진 전 의원과 한 시간 반가량 오찬을 진행했다. 이날 만남은 박 의원이 지난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경선 탈락한 뒤 처음으로 이뤄졌다.
이 대표 측 김성회 대변인과 박 전 의원 측 최선 수석보좌관은 회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양측의 비공개 회동에서 나온 대화 내용을 전했다. 김 대변인은 "박 전 의원이 문재인정부 공과 과, 자산과 부채를 승계해 나갔으면 좋겠다 언급했다"며 "이외 당내 통합으로 시작해 국민 통합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박 의원이) 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이 비판받는 위선 문제에 대해 개혁하는 이미지를 보였으면 좋겠고, 그 과정에서 세대교체를 강하게 밀고 갔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 "선거 과정에서 고통을 받은 게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당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박 전 의원에 기대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오늘 제안이 됐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3일 친문재인계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후로 비명계 인사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김부겸 전 총리와 만찬이 예정됐으며, 27일에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오찬을 한다. 김동연 경기지사와도 28일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