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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고 전문 이사진 꾸리고…주총 앞두고 기업들 체질 개선


입력 2025.02.21 11:34 수정 2025.02.21 11:3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수소·중고차·통신 등 신사업 늘리며 미래 먹거리 발굴

산업 이해도·글로벌 역량 갖춘 사외이사 영입 '골몰'

올해도 이어지는 주총 표대결…지배구조 강화 노력도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SK서린빌딩,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LG트윈타워(출처 :각사)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국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내달부터 막을 올린다. 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은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한편 다양한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앞다퉈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도 올해 다뤄질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놓고 주주간 뜨거운 표 대결이 예상된다.


거수기 역할은 끝…산업 이해도·글로벌 역량 갖춘 사외이사 요구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달 중순부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주총을 앞두고 결산배당 공시를 내는 등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주총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사외이사다. 과거 단순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 해당 기업에 직접적인 조언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이해도와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업이 구축한 이사진이 주주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시 최대·소액주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은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워 표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시티오브런던 포함 5개 행동주의펀드,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각각 삼성물산, 금호석화, 태광산업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태광산업의 경우 작년 주총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제안한 사내·외이사 후보를 모두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까지 주총 주요 안건을 공개한 삼성·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은 전문성에 초점을 두고 사내·외 이사진을 새롭게 꾸렸다.


삼성전자는 사내이사로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부회장), 송재혁 DS부문 CTO(사장)을, 사외이사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모두 반도체 전문가로, 반도체 관련 사안에 대한 정확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현대자동차는 사내이사로 진은숙 ICT담당(부사장)을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현대차 최초의 여성 ICT전문가 출신의 사내이사로 성별·전문분야 다양성을 제고하는 한편 현대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사외이사로는 김수이 전 CPPIB 글로벌 PE 대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자민탄 전 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을 선임할 예정이다. 김수이 전 대표와 벤자민 탄 전 매니저는 금융 전문가로, 도 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역량을 바탕으로 현대차 이사회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사외이사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새로 선임한다. 후보 추천 이유로 이사회는 인적자원관리 분야 전문가를 들었다.


이번 기업들의 이사회 개편을 놓고 기대치에 미달한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에서 삼성전자 이사회 구성에 대해 "삼성전자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술경쟁력 뿐 아니라 리더십, 조직문화, 평가보상, 이사회 등 거버넌스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며 "전현직 외국인 CEO, SW(소프트웨어)/AI(인공지능) 전문가, 자본시장/거버넌스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이어지는 주총 표대결…지배구조 강화 노력도

올해에도 일부 기업은 주총 표대결을 벌인다.


코웨이의 경우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안건에 상정되면서 내달 31일 주총 표대결이 예상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남우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한 상태다. 이남우 사외이사 후보는 현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지배구조 강화를 골자로 한 정관 변경안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포스코는 이번 주총을 통해 회장 연임 문턱을 높이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해당 정관 변경안은 '사내이사 후보가 대표이사 회장을 연임한 이후 다시 대표이사 회장 후보가 되는 경우, 그 후보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할 때에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장 재선임(3연임) 시 주총 가결 정족수를 기존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3연임 문턱을 높여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수소·중고차 시장 잡아라…신사업 목적 추가

주요 기업들은 올해 주총에서도 다양한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미래 먹거리 발굴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내달 14일 주총을 갖는 삼성물산은 수의업을 사업목적에서 삭제하는 대신 의약품 등 연구개발 지원, 수탁사업 및 관련 서비스업과 통신판매중개업,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현재 수소 발전 및 그린수소 생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강원도 삼척 수소화합물 혼소발전 인프라 건설로, 오는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미국 SMR(소형모듈원전)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와 협업하는 등 수소 및 SMR 사업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내달 20일 주총에서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 회사는 사업목적 추가 이유로 "수소 관련 사업의 다방면 확장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33년까지 2조6000억원을 투입해 수소차를 위한 차세대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수전해(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 신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작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달 14일 주총을 갖는 기아도 사업목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사업목적 추가 이유로 기아는 "부동산 개발(임대) 관련"이라고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고차 사업 확장 일환으로 해석한다. 이를 계기로 중고차 매매단지 등 대규모 중고차 단지를 조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2023년 주총에서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했다.


이사 보수한도도 기업별로 늘리거나 축소한다. 삼성전자는 내달 19일 주총에서 당기(제57기) 보수한도총액을 일반보수 260억원, 장기성과보수 100억원 등 360억원으로 낮춘다. 전기(제56기) 보수한도총액은 일반보수 330억원, 장기성과보수 100억원 등 430억원이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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