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 던지고 프라이팬 휘두르는 단계"…한동훈, '87 체제' 수명 다했단 진단

10일 부산 서면에서 북콘서트 개최

'개헌론' 거듭 강조하며 세몰이 돌입

"'계엄의 바다' 건너 더 나은 미래로

구시대를 닫겠다는 희생 필요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오후 부산 영광도서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른바 '87년 체제'의 종언을 선언했다. '87년 체제'는 '3김 시대' 당시 정쟁을 하더라도 극단적 단계로 가기 전에 서로 절제한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유지됐던 것인데,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극단적으로 치달으면서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부산 서면에서 북콘서트를 열어 "서로 절제하는 게 전제가 됐기 때문에 87체제가 유지된 것인데 조국 사태 이후 깨졌다"며 "원래 헌법에 계엄과 탄핵이 있었지만 안 썼다. 부부 싸움을 하더라도 옆에 있는 식칼을 던지거나 프라이팬을 휘두르진 않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배현진·정성국·우재준·박정훈·고동진·정연욱 등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들이 함께 했다.

그는 "(조국 사태 이후) 많은 군중으로 거리를 메우면 틀린 얘기를 하더라도 밀어붙이는 탈진실의 시대가 왔다"며 "그 공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을 우리가 또 겪을 것이냐. 이런 일을 절대 다시 겪을 수 없다는 국민들이 많이 있고, 대부분 그렇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엔 시대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까지만 해먹고 다음부터 하자. 이래서는 시대를 바꿀 수 없다"며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구시대를 닫겠다는, 궂은 일을 하겠다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계엄의 바다를 건너 더 나은 미래, 모두가 잘 사는 미래로 가야 한다"며 "서로 비난을 멈추고 마음을 모아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 마음 속에 불안감이 있지만 위험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로 갈 수 있는 카드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조선업 같은 확실한 카드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고도산업을 가지고 있고 자본의 국적이 중요한 시대, 그 자본이 속한 블록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달라지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우리는 한미일 블록에서 국익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것이 시대의 카드"라고 역설했다.

부산 현안인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막고 있다고 해서 포기하면 안된다"며 "정치인의 신념이 합쳐지면 놀라운 일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될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