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기르기 시작한 반려묘 때문에 30대 아들과 갈등이 생긴 중년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은 5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우리 부부는 30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며 "가족 모두 무뚝뚝한 편이라 집에서는 각자 방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 남편은 우울하고 외롭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고양이를 키우자고 제안했고, 가족 모두가 동의해 고양이 '망고'를 집에 데리고 왔다"며 "망고는 남편에게 반갑게 달려가고 애교도 많은 소위 말하는 '개냥이'였다"고 설명했다.
망고 덕분에 A씨 가족은 거실에 모여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고, 심지어 남편은 망고를 보기 위해 퇴근 후 술도 마시지 않게 됐다는 것.
하지만 망고가 집에 온 지 2개월쯤 되자 문제가 발생했다. 재채기를 심하게 하던 아들이 병원에 갔다가 '고양이 털 알레르기' 진단을 받아온 것. 이에 아들과 망고, 둘 중 하나는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됐다.
A씨 남편은 아들에게 "넌 돈도 벌고 있고 나이도 30대"라며 "이참에 네가 독립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아들은 "내가 고작 고양이 때문에 집을 나가야 하느냐"고 반발하더니 현재 아버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심지어 아들은 "고양이를 다른 집에 보내자"고 말해 A씨 남편을 화나게 만들었다. A씨는 "이후 부자는 완전히 냉전 상태에 빠졌다"며 "중간에서 눈치를 살펴야 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우리 부부는 이전부터 아들의 독립을 바라고 있긴 했다. 일찍 집을 나가서 독립한 딸처럼 아들도 이참에 겸사겸사 독립하길 바라고 있다. 이게 최선인 것 같은데 우리가 너무 매정하냐"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사연을 접한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고양이가 아버지의 외롭고 우울한 마음을 많이 치유해 준 것 같다"며 "이 부분에 있어선 30대의 아들이 양보하는 게 가정을 위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