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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이 무너집니다" 외 故송재익 어록 보니...


입력 2025.03.18 20:16 수정 2025.03.18 21:32        정광호 기자 (mkj6042@dailian.co.kr)

송재익 캐스터.ⓒ한국축구연맹


한국 축구 중계의 전설로 불리는 송재익 전 캐스터가 암 투병 끝에 18일 별세했다. 향년 82.


유족에 따르면, 송 캐스터는 지난해 4월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이날 오전 5시쯤 영면에 든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의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1일,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해 초기에는 복싱 중계를 맡았다. 이후 1980년대부터 MBC 축구 중계를 시작하면서 '유명 캐스터'로 발돋움했으며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마이크를 잡았으며 캐스터계의 전설로 우뚝 섰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도 나섰던 신문선 해설위원과는 명콤비로 활약해 재치 있는 입담으로 축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문선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한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시청률을 57%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특히 이에 앞서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 이민성 선수가 극적인 역전골을 넣자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외쳤던 코멘트는 지금까지도 회자하는 어록이다.


고인은 생전에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관중석 너머 후지산을 보고 퍼뜩 떠올린 말이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스포츠 캐스터는 어휘를 잘 선택하고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성해야 한다. 재미와 균형감을 가미하고, 가장 평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외국에 나가면 꼭 그 나라의 문화나 도시의 특징을 먼저 공부하고, 때로 길 위에서 마스크를 쓰고 노동하는 할머니를 보고 울기도 하고, 시골 장터에서 만난 참외 장수의 넋두리도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스포츠 캐스터 꿈나무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주춤주춤" "어림없는 뽈!" "보신각종 치듯 한 헤딩골" "꽁치 그물에 고래가 걸렸습니다" "6만3천 송이의 장미꽃이 활짝 핀 대구 월드컵경기장입니다"등 톡톡 튀는 입담을 선사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활동이 뜸해졌던 고인은 2019년부터 2년가량 현역 최고령 캐스터로서 프로축구 K리그 중계를 통해 현장에 복귀했으며 2020년 11월 21일 진행한 K리그2 서울 이랜드-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를 끝으로 현역 은퇴했다.

정광호 기자 (mkj60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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