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17세 소녀가 3년 간 몰래 전자담배를 피우다 일명 '팝콘 폐'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피플닷컴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에 사는 브리앤 컬런(17)은 4개월 전 치어리딩 연습 중 갑자기 호흡 곤란을 겪었다.
당황한 컬런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컬런은 폐쇄성 세기관지염(bronchiolitis obliterans)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미국에서 '팝콘 폐'로 불리는 질환이다. 전자레인지용 팝콘 공장에서 인공향료 '디아세틸'을 흡입한 노동자들 사이에서 발견돼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
폐쇄성 세기관지염은 폐 속의 가느다란 기도인 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섬유화되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막히는 만성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질환으로, 치료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둔다. 현재까지 이 병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폐 이식뿐이다.
컬런은 코로나바이러스 봉쇄 이후 학교로 복귀하면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그때 겨우 14세였다.
의료진은 전자담배의 합성 향료 성분인 디아세틸을 장기간 흡입한 것을 '팝콘 폐'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전자담배 연기 속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도 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컬렌은 전자담배를 끊고 호흡을 돕기 위해 흡입기를 사용하고 있다.
컬런의 엄마는 "딸이 '팝콘 폐'라는 진단을 받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면서 "다른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부모들의 인식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사연을 알리며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