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판 할, 믿는 도끼 블린트에 찍혔다
올 시즌 미드필더 출신의 블린트 센터백 안착 성공
정작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몇 차례 실수로 망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덜미를 잡혔다.
맨유는 1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불린 그라운드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웨스트햄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졌다.
웨스트햄전에서 승점3 획득을 원했던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됐다. 반면 불린 그라운드에서의 마지막 홈경기에 나선 웨스트햄은 대어 맨유를 낚으며 축포를 터뜨렸다.
승점63의 맨유는 승점 쌓기에 실패하며 4위팀 맨체스터 시티(승점65)와의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설상가상 웨스트햄과 사우샘프턴의 추격 탓에 5위 수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물론 가능성은 있다. 희박할 뿐이다. 맨시티는 스완지시티와의 원정경기를, 맨유는 본머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맨시티가 무조건 패하고, 맨유가 승리해야 자력으로 4위 자리를 확보한다.
이날 맨유의 패인은 수비다.
맨유는 점유율에서는 앞섰지만 웨스트햄이 20개의 슈팅을 때리는 동안 맨유는 3개의 슈팅을 때리는 데 그쳤다. 앙소니 마샬이 없었다면 2골도 나오기 어려웠다.
맨유 판 할 감독의 전술이 문제였다. 판 할 감독은 발렌시아, 스몰링, 블린트와 로호를 포백으로 내세웠다. 래쉬포드를 전방에 내세우면서 마샬, 마타, 루니가 2선 공격을 책임졌다. 슈나이덜린과 에레라가 중원을 지켰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펠라이니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제공권 싸움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 높이 싸움이 아닌 발밑 싸움으로 웨스트햄 공략에 나섰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반면 웨스트햄은 장신 공격수 캐롤을 전방에 내세웠고,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캐롤을 앞세운 웨스트햄은 맨유와의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여기에 파예가 2선에서 적극 침투하면서 맨유를 압박했다. 점유율에서는 밀렸지만 웨스트햄은 시종일관 맨유를 압박하며 위협했다.
뿐만 아니라 웨스트햄은 맨유의 센터백으로 나선 블린트를 적극 공략했다. 올 시즌 블린트는 팀의 궂을 일을 모두 해낸 살림꾼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 수비 상황에서 몇 차례 실수를 저지르며 패배를 불렀다. 빌드업 상황에서는 분명 유용했지만 가장 중요한 수비 능력이 부족했다.
미드필더 출신인 블린트의 센터백 안착은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블린트는 센터백뿐 아니라 풀백으로도 활약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웨스트햄전에서 블린트는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시즌 내내 살림꾼 역할을 해냈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미끄러지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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