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10년 전쟁]금융당국에 으름장놨던 생보 빅3 '백기투항'
삼성·한화·교보생명,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기
금융당국 초강수에 '백기'…금감원 '한판승'
자살보험금 논란의 중심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 '빅3'가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살보험금을 내줄 이유가 없다고 맞서며 금융당국과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형국이었다. 그러다 영업 활동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압박까지 가해지면서 꼬리를 내렸고, 금융감독원은 결과적으로 한판승을 거둔 모양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 빅3가 보유하고 있던 미지급 자살보험금은 삼성생명 1608억원, 교보생명 1143억원, 한화생명 1050억원 등이었다.
금융당국의 중징계 경고에도 이들 생보 3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제히 일부만 지급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보험사들은 제각각 논리적 근거를 내놨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약관을 지키지 않은 보험사에 대한 제재의 법적 근거가 처음 마련된 2011년 1월 24일 이후 청구 건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입장이었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처음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한 2014년 9월 5일을 기준으로 2년의 소멸시효를 계산해 2012년 9월 6일 이후 사망 건에 대해서만 지급하겠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식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3사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기로 했다.
결국 교보생명이 처음으로 백기를 들었다. 제재심이 열리던 당일 오전에 돌연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2007년 9월 대법원 판결 이전 계약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자 없이 원금만 주기로 했다. 이렇게 지급되지 않은 이자가 462억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도 남았다.
제재심에서 교보생명은 3사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로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받으며 한 숨을 돌렸다. 일부 영업 정지도 1개월로 짧았다.
반면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에 대해서는 중징계인 문책 경고가 결정되면서 연임마저 불가능해졌다. 일부 영업 정지 기간도 삼성생명이 3개월, 한화생명이 2개월로 교보생명에 비해 길었다.
마침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두 손을 들었다. 징계 결정이 나온 지 며칠 만에 원금과 지연이자를 포함한 미지급 자살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열린 제재심에서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는 주의적 경고로, 회사에 대한 제재는 기관경고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기관경고를 받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1년 간, 교보생명은 3년 간 신사업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미지급한 재해 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하는 등 보험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후 수습노력을 감안해 기존 징계안을 수정 의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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