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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대해부1] '운동권' 출신 진보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한국 시민사회


입력 2017.03.26 06:30 수정 2017.05.05 01:12        하윤아 기자

[시민단체 대해부1]87년 6월항쟁 이후 폭발적 성장세

운동권 출신 결성 주도…이념편향적 '범야권'으로 진화

2017년 3월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 승리 20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최초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탄핵의 시작은 분노한 시민들이 쥐어든 촛불이었고, 선봉장에서 촛불을 이끈 것은 바로 시민단체였다.

시민단체의 활동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 반독재 정치투쟁에 국한됐으나, 점차 영역이 확장돼 최근에는 환경, 경제, 문화, 인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하는 주체로 자리 잡게 되면서 그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계점도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시민단체 스스로가 권력화를 추구하거나 또는 권력의 편에 서면서 신뢰성과 대표성을 상실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우리사회의 한 축인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2017년 한국의 시민단체는 과연 시민단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 시민사회, 87년 6월항쟁 이후 폭발적 성장세

한국의 시민단체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대립했던 과거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시민사회의 영역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그러나 권위주의 체제가 종식된 1987년을 기점으로 시민사회 영역은 대폭 확대됐다.

시민운동정보센터가 발간한 한국민간단체총람(2012)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체 7788개 단체 가운데 70% 이상인 6316개 단체가 1990년 이후에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1989년)과 참여연대(1994) 등의 설립 시기만 보아도 한국의 시민단체는 199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 9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정부의 사과 책임자 처벌 물대포 추방 플래시몹을 하며 법원이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해 부검 영장을 발부한 것을 규탄하고 있다. ⓒ데일리안

운동권 출신이 결성 주도…특정 이념성 띤 '범야권'으로 진화

그러나 과거 민주화 세력들이 변화의 흐름에 따라 시민사회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시민단체는 소위 '운동권' 출신들이 주도적으로 결성해왔다. 이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던 진보 성향의 지식인들이 대거 시민단체에 합류했고, 결과적으로 특정 이념적 지향성을 가진 이들이 시민사회 여론을 형성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보와 통화에서 "운동권 출신들이 시민단체 지도부를 구성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시민단체 지도부가 대부분 운동권 출신으로 꾸려졌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은 계속 남아있다"고 말했다. 80~90년대 운동권 세력이 시민단체의 기반이 됐고, 운동권의 철학과 정신, 가치가 지금의 시민단체에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시민사회가 여야 정치권과 불가근불가원의 관계에서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시민사회 자체가 일종의 범야권이 돼 버린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력 감시·정책 제언 등 시민단체 본연의 기능 되찾아야"

이에 시민단체가 이념적 지향성을 떠나 본연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 교수는 "이데올로기적 이념성에 기반을 두지 않는 것이 문자 그대로의 시민단체"라며 "시민단체는 집단적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별로 모였다 흩어지며 다양한 개인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에 대한 감시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전문성을 갖춰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전달할 수 있는 통로로서 역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 소장은 "시민단체의 정부·국회 감시 기능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전문성"이라며 "전문성이라고 하는 날카로운 송곳으로 정확하게 허점을 찌를 수 있는 역할을 해야만 시민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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