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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제재 비웃듯…북, 또다시 미사일 도발 감행


입력 2017.06.08 15:55 수정 2017.06.08 15:56        하윤아 기자

김일성 출생 기념 열병식서 공개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 추정

"미 군사전략 한반도 전개 대응차원…결국은 자승자박 행위"

2017년 5월 30일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새로 개발한 정밀 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김일성 출생 기념 열병식서 공개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 추정
"미 군사전략 한반도 전개 대응차원…결국은 자승자박 행위"


북한이 8일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여러 발의 발사체를 동해로 발사했다. 지난달 29일 스커드 계열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쏜 지 10일 만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에도 다양한 사거리와 용도의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며 공격능력과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18분께부터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불상의 발사체 수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 이번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고 있으며, 비행거리는 약 200km에 최대고도는 약 2km라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를 통해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발사와 관련한 추가적인 정보는 현재 한미 군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발사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이 미사일은 발사관 4개를 갖춘 궤도차량형 이동식발사대에 탑재된 상태로 등장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8일 "지금 북한의 발사 패턴을 보면 지난 열병식에 가지고 나온 신형을 차례대로 공개하고 있다"며 "이번 열병식에 KN-01(대함 미사일)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발사관 4개를 단 지대함 미사일로 보이는 신형이 공개됐다. 내일 아침 이 미사일을 가지고 나와 성공을 선전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출생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지대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10일 만에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쏜 것은 최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해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영태 동양대 군사연구소장은 8일 본보와 통화에서 "칼빈슨호의 한반도 전개나 핵추진 잠수함 샤이엔의 부산항 입항 등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짓눌리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에 대응해 충분히 공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고도화와 이를 통한 체제유지라는 국가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정 소장은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보내는 메시지에 더해 교류와 협력, 대화를 언급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도 핵·미사일 등 군사적 수단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017년 4월 26일 북한 관영매체는 조선인민군 창설 85주년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이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앞서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 14일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21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시험발사했다. 또 27일과 29일에는 각각 지대공 유도미사일과 스커드 개량형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8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와 관련, "여러 종류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미 항모전단의 연합해상훈련과 관련해 대(對)함정 정밀타격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 또는 미북관계, 남북관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의도 등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행위가 결과적으로는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고 김정은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미사일 발사를 활용할 수 있지만, 결국 국제사회 대북제재 심화를 초래해 정권 안정에 치명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소장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위를 하면 할수록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이는 김정은 정권의 체제 안정화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목을 조이는 자승자박 행위인 것"이라며 "그렇기에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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