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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 기만’ 금전거래 의혹 이번에도 쉬쉬?


입력 2017.07.03 10:57 수정 2017.07.04 11:0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두산 베어스, 포스트시즌 당시 심판에게 돈 건네

KBO 철저한 조사 대신 은폐 정황 포착돼 논란


두산 베어스발 심판 뇌물 수수 관련 혐의가 KBO리그를 크게 강타하고 있다.

2일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두산 베어스 최고위급 인사는 2013년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현직 프로야구 심판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심판이 구심을 봤던 당시 플레이오프 1차전은 두산과 LG의 경기로 치러졌고, 두산이 승리했다.

보도가 나오자 KBO는 “해당 사실은 확인됐지만, 승부 개입에 대한 어떠한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산 베어스도 즉각 보도자료를 냈다. 두산 구단의 김승영 대표이사는 야구팬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금품을 건넨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해서는 “같은 야구단 출신으로서 일찍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였기에 개인적 차원에서 금전을 대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또 다른 매체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바 있다. 당시 KBO는 자체 조사에 나섰다.

문제는 미지근한 조사 과정과 은폐 의혹이다. KBO는 10개 구단에 공문을 보내 심판에게 돈을 준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했고 두산 구단이 지목됐다. 그러나 KBO는 해당 심판과 두산 구단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축소, 은폐하려는 정황이 나타났다고도 밝혔다.

KBO리그는 2008년을 기점으로 인기몰이에 성공, 매년 관중 증가가 수직 상승을 이루고 있다. 2011년 첫 600만 관중을 넘어섰고, 이듬해 700만, 그리고 지난해 사상 첫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도 벌서 450만 관중을 돌파해 꿈의 900만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금전거래 의혹 논란은 불붙은 야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 KBO가 해당 사안에 대해 쉬쉬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야구 발전과 인기에 오히려 역행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돈을 주고 건네받은 당사자가 있고, 이를 조사한 근거까지 남은 상황에서 언제까지 꽁꽁 덮을 수만은 없는 사안이다. 야구팬들이 두려웠다면 보다 철저하고 공정, 투명하게 진행했어야 옳았다.

KBO는 과거에도 솜방망이 징계는 물론 큰 논란이 발생할 때에도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야구팬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도 10경기 이내의 징계를 내리다 2015년에 와서야 30경기(한화 최진행)로 늘렸고, 선수들의 사적인 도박에 대해서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2012년 처음으로 터진 승부조작 사건 때에는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섰지만, 검찰이 밝혀낸 선수 2명에 대해서만 영구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결국 KBO리그는 4년 뒤인 지난해 다시 한 번 승부조작 직격탄을 맞았다. 스타급 선수들 다수가 포함된 이 사건에서 KBO는 이번에도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며, 재판부의 판단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의 바람(?)대로 모질었던 풍파는 금세 지나갔고, 언제 그랬냐는 듯 프로야구의 인기는 다시 뜨거워졌다. 이번 금전거래 의혹이 KBO리그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다만 쉬쉬하려는 정황이 다시 한 번 포착이 됐고, 야구팬들을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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