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살균제 치약' 1년…천연 브랜드로 재도약 준비
'살균제 성분 논란' 이후 치약시장 점유율, 25%대에서 10% 이하로 '뚝'
품질 관리 전담하는 '품질 디비전' 신설…소비자 인식 변화가 과제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화학성분이 함유된 치약으로 홍역을 겪었던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천연 성분을 내세운 치약 브랜드를 출시했다. 신규 브랜드 론칭과 함께 메디안, 송염 등 기존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그간 주춤했던 치약 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일부터 천연유래 성분을 앞세운 치약 브랜드 '플레시아'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새 브랜드에서 내놓은 제품은 총 12종으로 천연 과일향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방부제 및 타르색소 등 화학성분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공개할 계획이다.
천연 성분을 내세우는 것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생활뷰티 업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인공색소나 동물성 원료 등 '무(無) 함유' 성분을 열거하고, 그 대신에 어떤 자연유래 성분이 들어갔는지 강조하는 식이다. 화학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데 따른 업계 차원의 대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와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일부 치약 제품에서 검출되면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었다는 이번 신제품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CMIT·MIT가 검출된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 '메디안후레쉬마린' 치약 등 11개 제품을 긴급 회수했다. 해당 제품에 들어간 CMIT·MIT는 극히 미량인데다 양치 후 입안을 씻어내는 치약 특성상 인체 유해성은 없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판매된 제품에 대해 모두 환불 조치하고 원료관리를 비롯한 전체 생산 과정을 점검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시장 타격은 불가피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치약시장 점유율은 사태 이전인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평균 25%를 기록했으나 지속적으로 줄어 올해 4월에는 누적 10% 이하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에 이어 치약시장 2위 자리마저 애경에 내준 상황이다. 이는 화학성분 이슈로 소비자 인식이 악화된 영향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회사 측은 소비자 인식 변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논란이 됐던 치약 11종은 이미 단종돼 사라졌고, 제품력도 기존에 비해 떨어졌다고 보기 힘들지만 저희 치약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진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시도들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플레시아 론칭으로 메디안, 송염까지 총 3개의 치약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다. 전례를 거울 삼아 품질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도 새롭게 만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사태 이후 '품질 디비전'을 신설한 부분이 가장 큰 변화"라며 "전사적으로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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