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들어간 부동산시장…다주택자 매물 나올까
대책 발표 이후 관망세 이어져…매물 나올지 ‘미지수’
지난 2일 예상보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충격 여파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향후 분위기를 예의 주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5개구 전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은 대책 발표가 있었던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0.37% 오르면서 전주 상승률(0.57%)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됐다.
대책 발표 이전에 0.9%의 상승률을 보였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주 0.74%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15%, 0.10% 올랐던 상승폭이 한 주 사이 0.08%, 0.06%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재건축 시장은 물론 일반 아파트시장도 관망세를 지속하면서 당분간 대부분 지역에서 오름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거래가 이어지지 않으면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대책 이전에는 느긋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매물이 귀한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매도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똑같이 거래가 없더라도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까지 매도자들도 대책 영향이 과연 있을지 분위기를 파악하는 문의만 있을뿐 매물을 내놓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그래도 집값이 오를텐데 양도세를 물더라도 그냥 기다리겠다는 사람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책 발표 직후에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몰라도 이번 대책이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정비사업 분양권 재당첨 제한, 양도소득세 강화 등을 포함하면서 서울 재건축 시장이 크게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간 계속될지는 갭투자 등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매도자 우위 시장은 일단 멈췄다고 봐야한다”며 “실제로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의 호가가 빠지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센터장은 “비교적 강도가 높은 부동산대책이 발표되면서 분양시장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매매시장은 과연 매도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시세보다 싸게 매물을 내놓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라며 “현재는 대책 발표 바로 직후라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없는 상황이지만 실질적으로 다주택자들이 정책에 맞춰 매물을 정리할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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