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대의 도전–2] 드론 날리고 4차산업혁명 공부하는 ‘평범한’ 60대
25년 간 기계가공 제조업 종사…은퇴 앞두고 인생 2막 설계
“50+ 세대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 사장되어선 안 돼”
25년 간 기계가공 제조업 종사…은퇴 앞두고 인생 2막 설계
“50+ 세대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 사장되어선 안 돼”
1955년생부터 1963년 베이비 붐 세대는 우리나라 산업을 이끈 주역이지만,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시대와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겪으면서 본인의 미래와 노후를 준비하는데는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동시에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가 왔고, 50대에 은퇴한 후 앞으로 50년을 더 살아나가야 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인생 2막’을 멋지게 펼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이 9일 만난 첫 50+세대는 부산에 살고 있는 이태문 씨(60)다. 이 씨는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25년 전부터 기계 가공 제조업을 하고 있는 평범한 60대 가장이면서 ‘50+ 생애 재설계대학 1기 드론과정’을 수료하고 ‘드론 봉사대’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50+ 생애 재설계대학’에서 공부를 하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50+ 생애 재설계대학을 알았던 것은 아니고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드론 수업과 영상 편집 교육 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서 면담을 했더니 50+ 생애 재설계대학의 일환으로 편성된 수업이라고 해 등록하게 됐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1주일에 2회, 3시간 씩 강의를 들었고 지난 7월 마지막 주에 드론 과정은 수료를 했다. 지금은 9월부터 시작할 4차산업혁명 과정에 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다”
-‘드론’은 핫이슈이긴 하지만 아직은 많이 낯선 분야인데,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처음에 드론은 취미로 해볼 생각이었는데, 알아볼수록 드론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주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 지금까지 우리는 ‘항공’이라고 하면 헬기나 비행기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드론을 이용한 영역이 확장 될 것이다. 앞으로 드론은 ‘어른들의 장난감’에 머물지 않고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드론에 대해서 공부하신 분들은 어떤 분들이 있나요?
“연령대는 주로 55세에서 65세다. 교직에 계시다가 은퇴하신 분, 우리나라 중견기업에 있다가 조기 명예퇴직하신 분 등 다양한 성별·직업의 분들이 모여 있다.”
-은퇴를 앞두고 다시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학생들은 크게 현직에 있으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수강생과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온 수강생으로 구분된다. 은퇴를 한 사람들은 주간에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생업을 하면서 낮 시간에 매주 2번씩 세 시간을 계속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50+ 생애 재설계대학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은퇴 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저녁·야간의 강의가 개설되어야 할 것 같다.”
-50+ 생애 재설계대학에서는 어떤 과정을 배우셨나요?
“드론에 대한 이론적인 교육, 전 세계 드론의 기술시장현황, 드론 조작 기술 등 실무 교육부터 IoT를 비롯한 4차 산업에 관해서도 일부 배웠다. 현재로서는 드론 비행과 영상촬영 등 기본적인 기술을 쓸 수 있는 정도이고, 교육이 끝난 후에도 더 심화해 공부를 할 계획이다.
학기가 끝난 후 함께 수업을 들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드론 봉사대’를 발족했으며, 그 안에는 취미활동으로 이어나갈 사람, 관련해 창업을 할 사람 등 다양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드론 봉사대’는 어떤 일을 하나요?
“현재 학생들과 일반인들은 드론에 대해서 많이 듣기는 했지만 접해본 적은 없는 사람이 많다. 특히 학생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환경이 되지 않는다. 드론 봉사대는 학생들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봉사대 소속 교수님은 4차 산업 관련 강의를 하고, 단원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드론으로 체험의 장을 열어줄 계획을 하고 있다. 아울러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방제용 드론을 구입해서 농촌에 방제용으로 봉사를 할 계획도 있다.”
-주변의 50+ 세대들에게 드론 수업, 권하고 싶으신가요?
“사실 이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새로운 도전을 할 만한 장이 펼쳐져있지도 않고, 50+ 대학과 같은 과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기존에는 대기업을 은퇴하고 중소기업에 다시 취직하거나 자영업에 도전을 하는 것이 상식이었는데, 현실적으로 중소기업도 취업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 침체된 경기 속에 자영업을 하기는 더 힘들다.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망설이는 사람들이 참 많다.
평생을 열심히 살았는데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것에 대해 낙담하는 사람들도 많다. 같이 드론을 공부한 동기생 중 한 명은 대기업 은퇴를 한 후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지자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서 몸이 많이 나빠진 상태로 드론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 그 동기생은 수업을 들으면서 에너지가 생기고, 자신감도 얻고, 몸도 건강해졌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요즘 60대는 아직 건강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다. 꼭 드론이 아니더라도 무엇이든 시도하기를 권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현재 50+ 세대가 된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 산업경제를 일으키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이제 은퇴를 하고 나니 수명은 길어졌는데 삶의 질이 문제가 되는 현실에 내몰리게 되었다. 50+ 생애 재설계대학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활성화 되어서 인생의 제 2막을 설계할 수 있는 장이 많이 준비되면 좋겠다. 50+ 세대가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축적한 인생의 노하우가 사장되지 않고 사회의 한 부분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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