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울며 겨자먹기'
국민, 우리 등 수수료 파격적 인하 서비스 내놔
시중은행들, 다양한 해외 채널을 이용한 서비스 구축에 고심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해외송금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속속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국제 은행간 SWIFT(스위프트)의 송금 절차를 따르다보니 가격인하가 쉽지 않은데 카카오뱅크의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 마케팅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해외로 2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송금해주고 받는 수수료는 통상 2만5000원으로 책정된다. 여기에 별도의 전신료로 최저 5000원에서 8000원정도를 추가 부담하게 되면 2만달러 이상을 보낼 경우 많게는 3만3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해야한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주요 22개국을 대상으로 수취수수료 없이 5000원의 송금수수료만 부담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인하를 현실화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며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2일부터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15개 국가의 110여개 제휴 은행에 송금하는 수수료를 기존 건당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고 송금에 걸리는 시간도 1일 이내로 단축하는 'KB 원 아시아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은행도 올 연말까지 비대면 해외송금때 수수료를 최저 2500원으로 낮추고 전신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지점의 ATM을 통해 최저 10달러(500달러 이하 송금)의 수수료로 송금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 7월 글로벌 송금업체 '웨스턴유니온'의 송금망을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통해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0월 올원뱅크 앱을 통한 비대면 송금 서비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해외송금 가격인하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본격화했지만 여전히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해외수수료 인하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해외송금시 SWIFT라는 국제 금융 통신망을 이용하는데 3개 이상의 중개은행을 거치는 과정에서 각종 수수료가 붙는다. 스위프트 방식으로 해외송금을 하는 은행이 수수료를 내리면 내릴수록 손해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씨티은행은 전 세계에 직접 망을 깔아 놓은 씨티그룹의 월드 링크망을 사용하면 씨티그룹만 거치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카카오뱅크도 씨티은행의 송금망을 이용해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시중은행들이 수수료를 낮추려면 전세계의 지점망을 활용한 채널 구축이 먼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카카오뱅크의 수수료를 당장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행 방식대로 수수료만 내리면 송금할때마다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별로 나름의 채널구축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수수료를 내릴 수 있는 채널이 만들어지면 시중은행들도 수수료를 내리겠지만 지금은 채널구축이 안되있는 상황에서 해외송금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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