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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취업·결혼압박 '명절증후군'…극복방법은?


입력 2017.10.05 05:00 수정 2017.10.05 06:41        박진여 기자

추석 명절 있는 9~10월 화병 진료 많아…신체적·정신적 증상 발현

가족간 존중·배려…가벼운 운동·취미생활로 정서적 이완 도모

기사 내용과 무관. ⓒ데일리안

추석 명절 있는 9~10월 화병 진료 많아…신체적·정신적 증상 발현
가족간 존중·배려…가벼운 운동·취미생활로 정서적 이완 도모


주부 이모(34·여) 씨는 모처럼만에 맞는 열흘간의 긴 추석연휴가 두렵기만 하다. 결혼생활 3년차인 이 씨는 최근 명절 연휴에 즈음해 복통과 두통에 시달린다. 지난 설 연휴 지방에 있는 시댁에서 설 차례상을 차리는 등 온갖 집안일을 도맡게 된 이 씨는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로 며칠간 앓아누웠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일찍이 시댁식구로부터 호출이 날아들어 요 며칠간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 되는 이 씨다.

독신인 김모(39·남) 씨도 명절 연휴가 두려운 건 마찬가지다. 올해로 자취생활 10년차인 김 씨는 본가에 가게 되는 날이면 며칠 전부터 어지럼증과 소화불량을 호소한다. 김 씨는 최근 몇 년 새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안의 걱정거리가 됐다.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가족들은 기회만 되면 안부보다 만나는 사람을 먼저 묻는다. "집도 있고 직장도 멀쩡한 네가 왜…" 가족들의 잔소리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다. 작년 명절에는 일 핑계로 고향을 찾지 않았지만, 올해는 어떤 이유로 잔소리 폭격을 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들처럼 명절 연휴만 되면 원인 모를 아픔과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음식 장만과 손님 접대, 집안일로 고생하는 주부들과 적기(適期)를 넘긴 취업준비생이나 미혼자에게는 더 그렇다.

이처럼 명절 즈음 나타나는 스트레스성 반응을 대개 '명절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명절에 겪었던 힘들었던 기억이 매년 명절마다 재현되며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매년 추석 명절이 있는 9~10월에 화병으로 병원을 많이 찾으며, 척추질환과 관절염으로 인한 진료 환자 수도 평소보다 두 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증후군에 따른 증상은 주로 어지럼증, 두통, 소화불량, 복통, 심장 두근거림, 피로감 등으로 나타나고, 우울, 불안, 초조, 불만, 무기력감, 분노감,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등의 정신 증상도 동반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기사 내용과 무관. ⓒ국민대통합위원회

일반적인 명절 증후군은 보통 명절 전후 2~3일 전후로 나타나며, 명절이 지나면 씻은 듯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호흡법과 명상법 등도 눈길을 끈다. 가슴이 아닌 아랫배를 이용해 하는 복식호흡은 몸을 이완시키고 편안하게 하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명상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평소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활동으로 정서적 이완을 시켜주는 것도 좋다.

명절증후군은 주로 불공정한 가사노동, 부부 갈등, 고부 갈등, 친척과의 갈등, 경제적 문제 등으로 불거진다. 이에 가족간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데서부터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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