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세, 환율·증시 선반영하며 영향 제한적
주식시장서 외국인 6000억 규모 자금 유출, IT업황 우려 분석
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세, 환율·증시 선반영하며 영향 제한적
주식시장서 외국인 6000억 규모 자금 유출, 기준금리와 관계없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했지만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오히려 금리인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다소 하락세를 나타냈는데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과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4% 넘게 하락해 251만원 거래를 마쳤다.
30일 오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직후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는 하락(채권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이전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을 반영한 상태로 시장 충격은 사실상 없었다.
이날 오전 국고채 3년물을 비롯해 1년물, 5년물, 중장기 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물~30년물도 일제히 내렸다.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경우에는 연 2.11%로 개장해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발표 직후 연 2.07%까지 내려갔다.
앞서 전날 채권시장 역시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거의 영향이 미미했다.
지난 29일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거래일 대비 0.7bp 하락한 2.11%에, 국고채 5년물 금리도 0.8bp 내린 2.30%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0.4bp 하락한 2.48%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오히려 상승세로 전환하며 1087원까지 회복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금리인상에도 최근 환율에 선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주식시장은 금리인상과는 관계없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 영향으로 하락추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5% 빠진 2475.37을 기록해 2500선을 하회했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6000억원에 육박했는데 반도체 가격 정점에 대한 우려가 대형IT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의 대거 유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정점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판 것"이라며 "보통 반도체가 정점을 지나게 되면 주가가 엄청나게 빠지는데 최근 정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주식시장도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시장은 향후에도 금리인상의 속도가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이는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많이 올랐지만 CD금리가 기준금리 상승한만큼 올라가는 만큼 아직 만기가 되지 않은 가계대출에 대한 변동금리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실장은 "12월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미 채권시장은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90%이상 선반영해 시장금리나 장단기 스프레드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다만 기준금리와 밀접한 콜금리와 CD금리 상승은 불가피해 신규가 아닌 변동금리의 경우 CD금리 상승 영향을 받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은 외국인의 자금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오는 12월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면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해 외국인투자자들의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한미간 금리 역전현상은 당장 막았지만 내년에는 미국이 한국의 금리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크다. 한은이 내년에는 경기상황과 물가를 고려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한미간 금리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한은은 내년에 한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고 미국은 2~3차례로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낮은 물가상승 흐름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다음 금리인상은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상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원달러 환율의 움직이 주요 변수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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