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 불매 소비자 중 사드 해결시 구매재개 63.1%
여행ㆍ한류경험 소비자일수록 한국 제품 긍정적 평가
한국무역협회는 한국과 중국간 관계 회복이 소비자들까지 전달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이 6일 발표한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 내 한국 소비재 인지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 한·중의 ‘관계 개선 관련 협의 결과’ 공동 발표로 양국의 관계가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나 실제 한국 제품이 중국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경기 호조세 속에서 중국의 대세계 소비재 수입이 지난 8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대한국 소비재 수입은 같은 기간 24.8% 감소하며 중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도 지난 2010년 5%에서 2017년 1~8월에는 2.5%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중국 동·중·서부 3개 권역 10대 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017년 10월 19~30일)를 실시한 결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한국 제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전체의 83.2%로 나타났다.
다만 사드 갈등으로 한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응답자 가운데 사드 현안이 해결될 경우, 다시 한국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자가 63.1%로 나타났다.
또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 여행 및 한류 체험 경험이 있는 응답자일수록 한국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 여행을 경험한 응답자의 83.3%가 한국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반면, 한국 여행 경험이 없는 응답자는 27.4%만이 한국 제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향후 한국 여행 상품 판매와 한류 콘텐츠 방영이 재개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 한국 소비재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 설문조사에서 한국 소비재 품목별 구매율과 만족도도 함께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1%가 한국 제품의 구매 경험이 있었다.
구매 품목 중 가장 구매율이 높은 품목은 뷰티제품이었다. 한국 제품을 구입한 응답자의 71.1%가 뷰티제품을 구매했으며 식품음료(61.9%), 패션제품(57.1%), 전자제품(47.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제품 중 만족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대형 가전으로 5점 만점에 4.25점을 기록했으며, 주방제품(4.23점), 유아용품(4.21점)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보고서는 사드 갈등 이후 한국 소비재가 현지 시장에서 다시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국 소비자 수준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류에 전적으로 의존한 마케팅에서 벗어나 중국 현지 젊은층 트렌드에 맞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현지 제도에 맞는 경영 활동의 전개와 함께 중국의 통관·노무·환경·세무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 중국측은 향후 한중 관계 개선에도 과거와 달리 관시(관계) 중심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현지 제도 및 규정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제품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 국내 기업은 직접 현지 조사를 통해 시장 및 제품 차별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소비재와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기업소비자간(B2C)에서 기업간(B2B)으로 기업 간 거래)로 시장을 다각화하는 등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박진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중 관계 개선으로 국내 기업들이 서서히 중국 사업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며“다만 사드 갈등으로 인해 멀어진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진출 지역별 특색을 감안한 현지화 전략을 신중히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