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무슨 일이?…'마용성'에 동작, 영등포까지 '집값 견인 분산'
강남 집값 ‘갭 메우기’ 현상‧비강남 지역에 수요자 관심 이동
“집값 견인 제한적일 것”…강남 따라 타지역 상승 여력 꺾여
강남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성남시 분당구가 올해 1분기까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밖에 마포, 용산, 성동, 영등포 부동산 시장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집값 상승을 분산해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치솟은 강남 아파트값에 따른 ‘갭 메우기’ 현상과 함께 그동안 강남에 집중됐던 수요자들의 관심이 주변 지역으로 옮겨간 영향이라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분당 아파트값 변동률은 8.4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3구의 경우 ▲서초 4.28% ▲강남 5.56% ▲송파 7.23%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분당 지역 매매가 급등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는 갭 메우기가 꼽힌다. 여기에 강남급 대체 신도시로 조성된 판교에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배후수요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분당의 경우 지난해 강남 집값이 급등할 때 상대적으로 잠잠했는데, 치솟은 강남 집값을 따라 이제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판교에 입주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나다보니 전체적으로 배후수요가 불어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재 판교 테크노벨리에는 13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지난해 기업 전체 연매출이 80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정부는 제2‧제3 판교 테크노밸리도 조성 중이다. 상황이 이러자 판교 바로 옆인 대표 주거지역 분당 아파트값이 함께 뛰는 것이다.
이밖에 마용성(마포‧용산‧성동)뿐만 아니라 영등포, 동작 등 매매가도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 1분기 ▲마포 4.31% ▲용산 5.59% ▲성동 1.83% ▲영등포 2.69% ▲동작 3.04%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등포의 경우 강남 이슈단지 못지않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본격적으로 분양에 들어간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9.9대 1, 최고 919.5대 1의 경쟁률을 찍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가 강남 부동산을 규제하자 강남 외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강남 집값을 견인한 것이 재건축 시장이었는데, 정부 규제로 재건축이 막혀버리자 강남 집값 상승세가 누그러들었다”며 “이에 분당, 마포, 용산, 성동구뿐만 아니라 영등포, 동작 등까지도 집값이 분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강남에만 집중됐던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이다”며 “하지만 현재 집값이 오르고 있는 비강남 지역들은 아주 강하게 집값을 견인하는 곳들은 아니기 때문에 전체 집값을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 팀장은 “현재 집값이 오르고 있는 강남 이외 지역들의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강남이 꺾이면 결국 다른 지역도 상승여력이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만간 부동산 시장은 진정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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