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금남시장 유세 밀착취재
“잘살고 싶다” 바람에도 “투표해도 바뀌지 않아”
박원순 후보 ‘정책 일관성’ vs ‘3선 피로감’ 격돌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금남시장 유세 밀착취재
“잘살고 싶다” 바람에도 “투표해도 바뀌지 않아”
박원순 후보 ‘정책 일관성’ vs ‘3선 피로감’ 격돌
미세먼지 한 점 없는 화창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남시장에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도착했다. 하얀색 점퍼 위에 검게 새겨진 이름 ‘김문수’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김 후보는 시장입구에 발딛기 무섭게 구석구석 살피며 돌아다녔다. 신발을 벗어야 들어갈 수 있는 평상형 가게에도 들어가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뒷굽을 구겨 신으며 나올 때면 ‘기호 2번’과 ‘승리의 V’를 상징하는 두 개의 손가락을 펼쳐 보이곤 했다.
김 후보는 한 과일가게에서 상인이 건넨 토마토를 받아먹었다. 유세단이 지나간 뒤 해당 상인에게 김문수 후보지지 여부를 물어보자 “그런 건 아니고, 없는 사람들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후보가 누군지 좀 더 봐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 후보가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도 시선을 주지 않자, 곁에 있던 수행원이 “다른 곳으로 갑시다”라며 자리를 옮기는 민망한 순간도 연출됐다.
시장(市場) 위한 시장(市長)은 없다?
금남시장에는 시장(市場)을 위한 시장(市長)은 없다는 무력감이 가득했다. 상인들은 생계걱정에 시름하며, 누가 시장이 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잘 살고 싶다’는 상인들의 바람은 뚜렷했지만, 선거로 자기 삶이 바뀔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없는듯 했다. 금남시장에서 순대국밥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최저시급은 오르고 노동시간은 규제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새로운 시장은 노동관련 법들의 준수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하지만 쉽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B상회 김모(62·여)씨는 “에휴. (당선)되고 나면 지키지도 않는데”라며 “서민이 잘 살아야 하는데 서민이 잘 살아요? 없는 사람이 죽고 있지 않아요?”라고 되묻고는 고개를 돌렸다.
금남시장 사랑방을 자처하는 하우상회에서는 매일같이 6·13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모임이 열린다고 했다. 한 상인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김문수 후보를) 밀어주려고 한다”면서 “박원순 후보는 7년 동안 한 게 없다. 이런 사람이 3번을 연달아 한다는 독단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남영수(60)씨도 자신을 ‘김문수 지지자’라 밝히며, “어쨌든 열의를 가진 김문수 후보가 시장을 한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씨는 “김문수 시장만의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김문수 후보는 정직해서 좋다”고 했다.
정책 일관성 vs 3선 피로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정책 일관성’에 따른 상승작용을 주장하며 3선 도전에 나섰다. 이에 상대 후보들은 ‘박원순 7년’을 ‘적폐’와 ‘부패’로 명명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시장 민심도 이 격돌의 연장선에 있었다. 박원순 시장 재임시절 ‘재래시장 활성화’가 부재했다고 질책하는 상인들과,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하며 3선 이후를 기대하는 상인들은 분명히 나뉘었다.
금남시장에서 구두방을 운영하는 한모(58)씨는 “박원순 시장은 재래시장을 위해 한일이 딱히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이번 선거에서도 자기들 일만 생각하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신모(72)씨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지 지금은 전기세도 못 내고 있다”면서 “뉴스를 보니 여론조사가 사실인지는 몰라도 김문수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따라갈 수조차 없어 보인다”고 했다.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나모(34)씨는 “청량리시장 및 경동시장 주변 도로정비 사업, 아케이드·조명·CCTV 설치사업 등 박 전 시장의 성과가 분명히 있다”면서 “한 번 더 맡아준다면 좋은 변화가 지속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청량리 시장을 방문한 김모(25)씨는 “상생장이라고 청년들이 시장에서 싼 값에 재료를 구입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을 찾아가는 길”이라며 “재래시장에 대한 한시적인 지원책보다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텐데 역시 이런 분야는 박 시장이 전문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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