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인 피랍 28일째…'엠바고 해제'는 왜?
납치사건 공개, 인질 몸값 높여 해결 어려워져
리비아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남성 1명이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돼 28일째 억류 중이라고 외교부가 1일 밝혔다.
정부는 억류된 남성의 안전을 고려해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했지만, 지난 1일 납치 피해자의 동영상이 리비아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엠바고를 해제하고 구조에 나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모 회사의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하고 물품을 빼앗았다. 납치 세력은 현재까지 정체를 드러내거나 직접 요구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
리비아 유력 매체인 ‘218뉴스’는 1일 페이스북 계정에 피해자로 보이는 4명의 모습이 담김 2분 43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밝힌 중년 남성은 영어로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 내 조국은 한국이다”라며 “너무 많이 고통 받고 있고, 아내와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심하다”고 구조를 요청했다.
엠바고는 ‘보도 유예’를 뜻하는 단어로 취재원과 기자가 서로 협의된 일정 시점까지 보도를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국민 피랍 사건 발생 시 사건의 주목도가 높아지면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건이 종결되기 전까지 보도를 제한했다. 테러단체가 언론 보도로 형성된 여론을 활용해 협상력을 높이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납치 사건이 공개되거나 정부의 개입이 확인될 경우 테러단체는 인질의 몸값을 천문학적으로 높여 사건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아울러 해당 국가 국민들은 향후에도 테러단체의 주요한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납치 사건이 종결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엠바고를 해제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아프리카 가나 주변 해역에서 한국인 3명이 납치당한 사건에 대해 협상 과정에서 측면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엠바고를 해제했다.
당시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는 테러단체, 해적 등의 범죄 집단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유지한 채로 협상에 도움 줄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라며 “테러 단체에게 최대한 압박을 줘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고 우리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을 단시간 내에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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