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밀란, 밀라노 더비 잡으면서 선두 등극
3월초 유벤투스와의 원정경기가 최대 분수령
지난 8년간 유벤투스가 꽉 움켜쥐고 있던 이탈리아 세리에A 패권에 균열이 발생하려 하고 있다.
인터밀란은 10일(한국시간)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9-20 이탈리아 세리에A’ AC 밀란과의 밀라노 더비서 후반에만 4골을 터뜨리는 폭발력을 앞세워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인터 밀란은 16승 6무 1패(승점 54)째를 기록, 유벤투스와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며 선두에 등극했다.
올 시즌 세리에A 판도는 안개 속이다. 인터 밀란과 유벤투스의 승점이 같은데다 라치오 역시 1점 차 뒤진 3위에서 바짝 뒤쫓고 있다. 전날 베로나에 패한 유벤투스의 사례를 보듯 한 경기만 삐끗해도 제법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세리에A 최다 우승에 빛나는 유벤투스(35회)는 누구나 인정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이자 강팀이다.
2000년대 중반 이탈리아 축구계를 강타한 칼초 폴리에 연루된 유벤투스는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우승이 박탈됐고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절치부심, 한 시즌 만에 세리에A로 복귀한 유벤투스는 곧바로 3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되찾았고 2011-12시즌부터 8년째 정상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도전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AS 로마, 나폴리 등이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맞불을 놓았으나 시즌 끝나고 성적표를 열어보면 언제나 유벤투스가 최정상 자리에 위치했다.
올 시즌에는 또 다른 전통의 강호 인터 밀란이 강력한 대항마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인터밀란은 유벤투스가 칼초 폴리로 몰락한 자리를 이어받아 2009-10시즌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 포함, 리그 5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2010년대 들어서는 단 한 번도 3위 이내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과거의 위상이 온데간데없으나 올 시즌 로멜루 루카쿠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에릭센, 알렉시스 산체스, 애쉴리 영, 디에고 고딘, 빅터 모제스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임대 또는 이적 형식으로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다.
일단 유벤투스를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올라섰으나 우승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특히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근 리그 10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절정의 폼을 유지하는데다 스쿼드의 질이 남달라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특히 인터 밀란은 올 시즌 유일한 패배가 지난 7라운드 유벤투스와의 홈경기였기 때문에 3월초 열릴 원정에서 패한다면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에 놓일 수 있다. 혼돈에 빠진 이탈리아 리그 우승 경쟁에서 인터 밀란이 유벤투스의 독주를 저지하며 명가 부활을 부르짖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