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중 점진적 개선되겠지만…회복 완만할 것"
"2차 확산 시 올해 중 개선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세계 경제에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은행 국제종합팀의 임준혁·안시온 과장과 김하은 조사역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올해 2분기 중 진정되더라도 이번 사태는 세계 경제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수준의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하반기 중 주요국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겠지만, 각국의 확산 억제조치 지속과 해고인력 재고용 지연, 경제주체의 불안심리 잔존 등으로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과거 전염병 사례와 같이 2차 확산이 나타날 경우 올해 중에는 주요국 경제활동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주요국 중간재 생산차질에 따른 공급망 훼손이 장기화되고 기업부도율 상승, 신용경색 등 금융 불안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1957년 아시아 독감과 1968년 홍콩 독감 등 이전에 있었던 팬데믹 사례를 살펴보면 글로벌 감염사태가 발생부터 종료까지 산발적·국지적으로 1~2년 간 지속됐다고 소개했다. 두 차례 모두 최초 발생 이후 6개월 정도에 걸쳐 글로벌 확산이 진행됐는데, 2개월 만에 확산된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비교하면 확산 속도는 느린 편이었다는 설명이다. 당시 주요 감염 확산국들은 시차를 두고 1~2분기 정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다만, 코로나19는 세계화에 따른 글로벌 연계성 강화, 도시화·정보화 진전 등으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과거보다 매우 크고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아시아 및 홍콩 독감 모두 2차 확산으로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억제조치와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수요·공급 충격은 실물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물적·인적교류 위축,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세계 경제에 미치는 간접적인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국 경제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들 경제의 동반 부진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증폭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