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러데이 사망 당시 곡예비행+마약 투여
호세 페르난데스도 보트 사고로 이른 죽음
양대 리그 사이영상 투수이자 페펙트 게임 투수였던 로이 할러데이는 은퇴 후 4년 뒤인 지난 2017년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40세.
대투수의 허무한 마지막에 메이저리그는 충격에 휩싸였고 그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가 현역 시절 몸담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할러데이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지난해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선수 시절 화려했던 경력을 인정받았다.
그로부터 1년 뒤, 할러데이의 죽음만큼 충격적인 소식이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찾아왔다. 다름 아닌 그의 사망 원인이 곡예비행을 하다 사고를 자초했고, 급기야 마약을 투약한 정황까지 드러난 것이다.
AP통신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할러데이가 사고 당시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을 과다 복용한 상태에서 곡예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할러데이의 사체에서 검출된 혈중 암페타민의 농도는 일반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양의 10배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독성이 강한 암페타민은 미국에서 처방전 외에는 구입할 수 없다. 여기에 할러데이는 상당량의 모르핀과 항우울제까지 복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만약 도심지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린 곳에서 곡예비행을 했다면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1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던 호세 페르난데스는 불꽃같았던 빅리그 4년을 보낸 뒤 2016년 보트 사고로 사망했다.
페르난데스는 비록 4시즌에 불과하지만 통산 평균자책점이 2.58에 불과했고 엄청난 탈삼진 능력을 갖췄던 투수였다. 슈퍼 에이스가 될 자질을 갖췄던 그가 24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겼던 시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냉랭하게 돌아선다. 사망 원인이 무절제한 자기 관리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막판이었던 2016년 9월, 마이애미의 돈 매팅리 감독은 직전 등판에서 8이닝을 던진 페르난데스의 체력 안배를 위해 하루 더 휴식일을 부여했다.
페르난데스는 친구 2명과 보트를 타고 마이애미 해변을 질주했고, 과속을 이기지 못한 배가 바위에 부딪혀 3명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게다가 그는 음주 및 코카인을 복용한 채 직접 배를 운전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경찰 조사가 발표됐다.
메이저리그는 수많은 경쟁을 뚫어낸 야구 천재들의 집합소다. 특히 야구에서는 심리적인 부분이 신체 능력 못지않게 중요시되는데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자기 관리를 요구한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선수들은 제각각 스트레스 해소 장치를 마련하는데 아쉽게도 할러데이와 페르난데스는 자신의 몸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여기에 향정신성 약물이나 알코올 등에까지 손을 대며 온전한 정신마저 유지하지 못했다. 모범적이지 못했던 그들의 야구장 밖 사생활에 팬들이 안타까워하면서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