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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안정환?? 2002년 4강 신화 핵심 유상철


입력 2020.04.19 12:08 수정 2020.04.19 23:34        박시인 객원기자 ()

볼배급-활동량 등 중원서 엔진 역할…월드컵 베스트팀 선정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유상철.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강 신화’. 2002년 6월의 대한민국은 온통 붉은물결이었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2002 한일 월드컵은 축구팬들로부터 회자되고 있다. 당시 한국 축구는 1954 스위스월드컵부터 48년 동안 월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1승조차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하며 새롭게 팀을 탈바꾼한 한국은 본선에서 첫 경기 폴란드전 승리를 시작으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 4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4강 신화 주역 23명 가운데 팀 내 캡틴으로 대회 브론즈볼(MVP 3위)을 수상한 홍명보, 미국과 이탈리아전에서 득점한 안정환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또,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6일(한국시각) 박지성을 ‘아시아의 월드컵 영웅’ 역대 1위로 선정할만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으로 이끈 업적을 칭찬한 바 있다.


모든 선수들이 4강 신화의 주역이었지만 이 가운데 유상철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 유상철은 히딩크호에서 가장 핵심 자원이었다. 3-4-3 포메이션에서 김남일과 함께 척추 라인을 책임진 유상철은 전술적으로 매우 다양한 롤을 부여받았다.


김남일이 주로 후방에서 스리백을 보호하거나 좌우 윙백들의 오버래핑 공간을 메우며 수비에 치중했다면 유상철은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강한 체력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을 지배한 엔진이자 윤활유였다.


유상철은 빌드업의 중심축은 아니었지만 공간이 생기면 정확한 롱패스를 뿌리면서 활로를 열었다. 그리고 넓은 활동반경을 통해 2선 침투, 압박, 커팅, 페널티 박스 침투까지 1인 2인 이상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파트너 김남일과의 역할 분담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팀 공수 밸런스가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유상철은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폴란드와의 1차전에서 후반 8분 천금의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전에 이은 2대회 연속 득점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서 스페인을 상대로 활약하고 있는 유상철. ⓒ 연합뉴스

특히 유상철의 진가가 잘 나타난 경기는 16강 이탈리아전이었다. 당시 0-1로 뒤진 후반 중반 히딩크 감독은 엄청난 모험수를 강행한다. 후반 18분 수비수 김태영 대신 공격수 황선홍을 투입했다. 23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부상으로 빠지자 윙어 이천수를 넣었다. 후반 38분에도 수비수 홍명보를 불러들이고 윙어 차두리를 넣으며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변화를 꾀했다.


수비적인 선수를 모두 뺄만큼 히딩크 감독이 믿는 구석은 따로 있었다.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의 존재였다. 히딩크 감독은 유상철을 수비수로 내리고, 그가 뛴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 박지성을 이동시키면서 교통 정리를 마쳤다. 좌우 윙백 이영표, 송종국이 공격 가담을 늘림에 따라 사실상 수비는 최진철, 유상철 2명으로 꾸려진 상황이었다.


후반 43분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한국은 이탈리아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이탈리아의 공세가 거셌지만 유상철이 이끄는 한국 수비진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의 골든골로 8강에 올랐다.


과거 유상철은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다소 투박한 플레이와 슈팅이 언제나 골문을 넘어간다는 이유로 ‘홈런왕’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유상철은 모든 감독들이 선호할만한 선수다.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뛸 수 있었고 평균 이상의 능력을 선보였다. 실제로 유상철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세 포지션에서 K리그 베스트11에 뽑힌 바 있다.


유상철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7경기에 모두 나서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FIFA는 두드러진 경기력을 보인 그를 2002 한일 월드컵 베스트팀으로 선정했다.


호나우두, 미로슬라브 클로제, 히바우두, 미하엘 발락, 호나우지뉴, 호베르투 카를로스, 페르난도 이에로, 알파이 외잘란, 올리버 칸과 함께 한국에서는 유상철, 홍명보가 이름을 올렸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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