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다이빙 캐치 맹활약과 정반대되는 실책으로 패배 장본인
든든해지는 듯했던 2루수 포지션...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개막전에서 희망을 쏜 베테랑 정근우(38·LG)가 실책 2개로 패배의 장본인이 됐다.
정근우는 7일 잠실야구장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2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해 찬물을 끼얹는 실책 2개를 저질렀다. LG 3-9 패.
전날 무안타에 그친 정근우는 희생번트와 좌전 안타를 뽑으며 침묵을 깼지만, 기대 이하의 수비로 LG 패배의 장본인이 됐다. 그야말로 돌변했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채 8회초 후배 정주현과 교체됐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올 시즌을 앞두고 LG에 합류한 정근우는 어린이날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장쾌한 2루타를 터뜨린 데 이어 메이저리그급 다이빙 캐치 수비로 건재를 알렸다. LG의 지긋지긋했던 어린이날 6연패 사슬을 끊은 정근우의 존재로 LG는 오랜 약점이었던 2루수 포지션이 든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2경기 만에 돌변했다. 어린이날 영웅으로 떠올랐던 정근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정근우가 무너지면서 LG 내야는 송두리째 흔들리며 자멸했다.
정근우의 실책은 4회초 시작됐다. 무사 1루에서 최주환의 강한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2루에 송구했다가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다. 오지환을 향한 송구가 빠지면서 김재환은 2루를 통과해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았다. 선행주자를 잡겠다는 정근우의 욕심에서 비롯된 실책으로 리드를 빼앗긴 LG는 무사 2루 위기에서도 추가 실점하며 1-3으로 끌려갔다.
정근우는 3-7로 뒤진 7회초에도 실책을 범했다. 신인 투수 이민호가 1사 1루에서 김재환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가 되는 듯했지만 정근우가 더블 플레이를 의식한 듯 포구 과정에서 또 실책을 저질렀다. 타구가 불규칙하게 튀긴 탓도 있지만, 송구를 먼저 의식하다가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실책이 또 나왔다.
정근우 글러브를 볼이 뒤로 빠지면서 이닝이 종료될 상황이 1사 1,3루 위기로 이어졌다. 끝내야 하는 상황에서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LG 유격수 오지환마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추가실점을 했다. 연달아 나온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실책들이다. 아킬레스건으로 여겼던 2루 자리의 약점이 도드라져 창원으로 향하는 LG의 발걸음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