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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인사 마무리…젊은 총수 보필 '뉴 브레인' 핵심으로


입력 2020.12.16 06:00 수정 2020.12.15 13:4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이재용 '반도체사업 대 수술', 정의선 '미래사업 책임자 전면에'

최태원 'ESG경영 강화', 구광모 '안정 속 배터리 분사 집중'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LG트윈타워, SK서린빌딩ⓒ각사

15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4대그룹 연말 인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올해 4대그룹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조직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그동안 세대교체가 이뤄진 젊은 총수들을 보필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사업을 담당할 ‘뉴 브레인’들을 전면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 반도체 부문별 사업부장에 새인물...미래 CEO 후보군 대거 승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핵심 사업인 반도체에서 대 수술을 감행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에 이정배 D램개발실장을, DS부문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장에 최시영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신규 선임한 것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가장 핵심이자 중추인 메모리사업에서 새 인물을 발탁한 것은 미래를 보다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또, 한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파운드리사업의 수장 교체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성장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최고경영진인 김기남 DS부문장(부화장)·김현석 CE부문장·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이상 사장) 등 3인의 대표이사는 유임시켰다.


다만 고승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구매팀장, 이강협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학상 무선사업부 NC개발팀장, 최승범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장, 이석준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황기현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 공정개발팀장 등 31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다양한 사업부에서 미래 최고경영자(CEO)군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친환경차 전문가 사장 승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부회장단을 축소하는 한편, 자신의 측근으로 불려온 장재훈 경영지원본부장 겸 국내사업본부장·제네시스사업부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은 기존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함께했던 원로 부회장단을 대부분 자신의 측근인 젊은 피로 교체하는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이 제시한 그룹의 새로운 방향성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변화를 이끌 ‘뉴 브레인’들을 대거 승진시키며 전면 배치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 축 중 하나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총괄하는 신재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게 대표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출신의 항공 전문가인 신 사장은 UAM 개발과 사업 가속화 및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체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차 분야를 이끄는 핵심 임원들도 승진 대열에 합류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을 이끈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 이규오 전무와 수소차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사업을 이끌어온 김세훈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현동진 로보틱스랩 실장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며 로보틱스 사업에도 힘을 실어줬다.


◆SK그룹, ICT·친환경에너지 사업 주도할 각 분야 수장 지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복심’으로 불리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의 한 축인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총괄을 맡겼다. 또, 자신의 경영 철학이자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이 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염두에 둔 인사도 단행했다.


박 부회장은 최 회장의 ‘전략형 참모’이자 그의 경영방침을 실행에 옮겨 온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룹 내 최고 인수합병(M&A) 전문가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2004년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최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아 곁에서 보좌했고, 한국이동통신 및 신세기통신 인수,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했다.


최 회장은 또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SK그룹의 미래 에너지 사업을 맡겼다. SK E&S는 그동안 그룹 내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정부 에너지정책과 글로벌 ESG 트렌드에 따라 태양광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부각되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사업을 이끌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SK E&S와 브로드밴드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최근 새만금에 2조1000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대가로 산업투자형 발전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200M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사업권을 인센티브로 받은 바 있다.


최 회장은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이끌 인물로 40대 젊은 피인 추형욱 사장을 앉혔다. SK(주) 투자 1센터장이었던 추 사장은 이 중책을 맡기 위해 3개 직급을 건너뛰고 사장으로 승진했다.


추 사장은 SK E&S를 이끌면서 최근 출범한 SK그룹의 수소 사업 전담 조직 ‘수소사업추진단’의 단장도 함께 맡는다. 수소사업추진단은 SK그룹 핵심 역량을 결집해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LG그룹, 부회장단 유임 등 조직 안정화 초점...배터리 분사 대응


올해 취임 3년차에 접어든 구광모 LG 회장은 이번에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지주회사인 (주)LG를 이끄는 권영수 부회장을 비롯,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이 모두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미래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분사를 결정하고 초대 CEO(최고경영자)에 김종현 사장을 선임했다.


김 사장은 2009년 LG화학 소형전지사업부장(전무)로 선임된 이후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 전지사업본부장(사장) 등 전지 부문 주요 직책을 두루 경험하며 배터리 사업을 주도해왔다. 특히 2018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전지 사업을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사장은 배터리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수주를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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