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정치 일정 긴박하게 전개될듯
4·7 보선, 연초에도 유력 후보들 출마 잇따라
여권, 개각 이후 박영선 출마…추미애도 변수
야권, 나경원·오세훈 연초 결단…단일화 주목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 '정치의 시간'이 돌아온다. 4월의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며, 직후에는 여야 정당 대권주자 경쟁의 막이 오르면서 내년 3·9 대선까지 정치 일정이 긴박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새해 최대의 정치 이벤트는 일단 4·7 재보선이다. 이미 후보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연초에는 막바지 출마선언을 통해 개문발차 '출마 열차'에 올라타는 후보들이 나오면서 선거 분위기는 한층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권에서는 현재까지 우상호 의원만 출마선언을 했다. 집권 세력의 특성상 연초 개각 이후에 출마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가 확실시되며, 법무부 장관을 내려놓고 자연인이 된 추미애 전 대표가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공직선거법 제53조 2항 2호의 '보궐선거 입후보' 규정에 따라,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 30일 전까지만 그만두면 된다. 이에 따라 여권이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전혀 의외의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막판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발빠르게 출마선언을 하면서 연말 여론의 시선을 잡아끄는데 성공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은 1월 중 출마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여기에 홍정욱 전 의원까지 뛰어든다면 3~4파전의 양상이 된다.
여권과 달리 야권 후보들은 서로 당적이 다르다. 경선 방식이나 후보 단일화를 놓고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여부에는 '심판 선거'를 바라는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여권에서는 국회사무총장을 사퇴하고 '부산으로' 향한다고 천명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야권은 후보가 난립한 양상이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언주 전 의원이 양강인 가운데, 유기준·박민식 전 의원 등 이른바 '당을 지켜온' 후보들의 추격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유력한 '신인 트랙' 후보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재보선 이후에는 여야 정당 지도체제 개편해야
재보선 패배하는 정당은 큰 후폭풍 휩싸일 듯
여권, 패배시엔 '지도부 총사퇴' 제기될 수도
야권, 패배시엔 구심력 사라질 우려 배제 못해
4월 재보선이 끝나면 여야 모두 지도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에 이낙연 대표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미리 사퇴해야 한다. 그러나 재보선이 치러지는데 전당대회를 병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김태년 원내대표의 당대표권한대행 체제로 재보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을 치른 뒤에는 새로운 당대표을 선출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4월 재보선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임기가 만료된다.
여야의 지도체제 개편은 재보선 승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1130만 유권자의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모두 패하는 정당은 큰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민주당이 패배하는 경우에는 당대표만 새로 뽑는 게 아니라, 지도부 총사퇴론이 제기될 수 있다. 지난해 8·29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대표와 함께 선출된 지도부 중 김종민·신동근 최고위원 등은 문심(文心)에 지나치게 경도돼 민심(民心)을 거의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도부 총사퇴를 하면 전면적인 전당대회나 비대위로 가야 하는데, 집권여당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은 극히 희박한 사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면적인 전당대회로 갈 개연성이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5월에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민주당의 '얼굴'이 전부 바뀌게 된다.
반대로 민주당이 4월 재보선에서 승리하는 경우에는 당대표만 새로 뽑으면 되는데, 2016년 총선서부터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이어가는 기세상 '강성 후보'가 유리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패배하는 경우에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리게 된다. 따라서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는데, 2016년 총선부터 선거 패배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당이 버텨내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패인을 놓고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한 개혁이 미진했다'거나 '집토끼를 놓쳤다'는 등 전혀 반대되는 진단이 나오면서 당의 원심력이 커지고 구심력이 형해화할 가능성도 있다. '해체 후 재창당' '제3지대 헤쳐모여' '윤석열 신당' 등 백가쟁명식 해법이 나오면 제1야당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4월 재보선을 가리켜 "하늘이 내려준 마지막 기회"라고 방점을 찍는 것은 이 때문일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4월 재보선에서 승리하는 경우에는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를 대선까지 재연장하자는 '추대론'이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아직까지 말하기는 이른 주제"라고 말을 아끼고는 있지만, 4월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서는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이 경우에는 전당대회를 준비해온 당내 인사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7월이면 대선 반년전…잠룡들 대권경쟁 '총성'
여권 '경선 룰'에 재보선 승패가 영향 미칠 듯
야권은 재보선 경선이 '선험적 모델' 될 수도
대선 전 '범야권 대통합' 정계개편 여지 있어
재보선을 치르고나면 지도체제 개편과 함께 여야 정당의 대권경쟁도 바로 시작된다. 7월로 대선 반 년 전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재보선 치른 뒤로 갈 것도 없이 재보선 과정에서 '잠룡'들이 '기여'하려고 발빠르게 지원유세 등에 나설 것"이라며 "현직 광역단체장으로 선거 개입이 금지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답답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지도체제 개편을 통해 새로 수립된 여야 정당의 지도부는 당장 '경선 룰' 논의에 나서게 될 것이다. '경선 룰'에도 4월 재보선의 결과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권의 경우, 재보선에 패배하면 민심으로부터 유리돼 있었다는 성찰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일반국민들의 민심 반영이 높아지는 결과로 나올 수 있다.
야권은 재보선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4·7 재보선 중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벌써부터 100% 완전시민경선이 논의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모델로 순조롭게 범야권 단일후보를 뽑아 승리로 이어진다면, 대선 '경선 룰'에 있어 하나의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진석 위원장이 "이번 (4·7 재보선) 공천 과정이 2022년 대선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선험적 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홍준표·김태호 무소속 의원은 재보선 이후에는 적당한 시점에 복당이 되겠지만,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는 계속해서 당밖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도 당적 관계없이 범야권 100% 완전국민경선을 하자'는 목소리가 분출될 수 있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대선 전 정계개편이 있을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기호 10번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전 시장이 당선된 사건은 야권발 정계개편을 촉발했다. 10월 26일 보궐선거에서 박 전 시장이 당선된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12월 11일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야권통합이 의결됐고, 16일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이 합당했다.
만약 올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대표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된다면, 선거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관계 설정이 문제가 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입당하라'는 자세였지만, 수도 서울의 광역단체장이 국민의당으로 넘어가면 그 지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당대당 합당이 추진될 여지가 생긴다.
이 경우에는 단순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만 합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대선을 앞두고 여러 비문(비문재인) 세력들이 가세하는 범야권대통합의 모양새를 취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